실용 중심 패러다임 전환, 1인 1차 시대에 딱…예약 주문량만 도요타 연간 전기차 판매량 상회

차량 가격은 세전 기준 100만 엔(약 940만 원)이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인 닛산 ‘사쿠라(259만 엔)’보다 절반 이상 싸다. 충전은 일본 가정용 100V AC 콘센트로 5시간이면 완료된다. 최고 속도는 시속 60km로 시내 단거리 주행에 적합하다.
KG모터스 측에 따르면 “2027년 3월까지 3300대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 225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한 전기차 판매 실적(약 2000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필요한 기능만 갖춘 대신 가격을 대폭 낮춘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초소형 모빌리티 미니카’의 규제를 완화한 것도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봇은 일본 도로운송차량법상 ‘제1종 원동기 미니카’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오토바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자동차세도 이륜차 수준으로 저렴해 유지비 부담이 낮다. KG모터스 측은 “전기충전비를 포함한 3년간 유지비가 대략 11만 엔(약 104만 원)”이라고 밝혔다.
미봇은 특히 농촌 지역 주민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는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일본 외곽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 구스노키 가즈나리 KG모터스 대표는 “도쿄에 사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가구당 한 대가 아니라 한 사람당 한 대의 차를 소유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며 “차량 유지비 부담이 큰 현실에서 편리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미봇이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주행 중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높은 가격,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 등의 한계로 최근 전기차 판매는 정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일본의 전기차 시장은 세계 평균보다도 한참 뒤처진 상태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시장의 약 3.5%를 차지해 세계 평균인 18%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런 가운데 ‘미니멀리즘’ ‘비용 효율성’ ‘실용성’을 앞세운 미봇의 전략이 ‘전기차 후진국’ 일본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