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OTT플랫폼 ‘넷플릭스’에서 한국 팝을 소재로 하고 한국 문화가 다수 삽입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영화부문 1위를 차지하고,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완결인 '오징어 게임3'가 시리즈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영화와 시리즈 1위를 차지한 작품이 모두 한국과 관계된 작품이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엄밀히 말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미국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서울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한국계 캐나다 국적 감독 메기 강이 연출했고, 다수의 한국 창작자들이 제작에 참여함은 물론, 대부분 캐릭터 목소리 연기를 안효섭, 이병헌, 김윤진 등 한국계 배우들이 했다.

한국 콘텐츠산업에 있어 상징적인 작품인 것은 물론 한국 스토리산업 전체의 게임체인저로서 위상을 갖고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피렌체영화제에 3번이나 초청받아 이탈리아의 역사적인 도시, 즉 르네상스를 발원시킨 피렌체를 자주 방문하게 됐다. 한번은 피렌체 시청의 관계자를 만나 이 역사적인 도시에 가장 많은 방문객이 일본인들이라는 정보를 들었다.
피렌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성장시킨 도시이며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물관 중 하나인 ‘우피치 미술관’을 보유한 문화의 도시다. 이런 이유로 “일본 사람들이 르네상스나 미술,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피렌체시청 관계자는 “일본 사람들이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무대가 피렌체라는 것도 피렌체를 방문하는 큰 동기”라고 설명해 줬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가 공동집필한 소설을 2001년 나카에 히사무 감독이 영화로 제작한 작품이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두 남녀의 애틋함을 잘 표현한 영화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많은 일본 사람이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만끽(?)하고자 피렌체를 자주 방문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발원시킨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일본인들에게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이미지를 가진 도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의 남녀 아이돌을 소재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이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전통미는 물론 현재 대한민국 서울의 다양한 장소가 소개됐다. 주요 무대는 남산과 남산 공연장이며 한강과 서울의 상가거리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사는 아파트는 초현대식 건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의 배경이 서울이라는 것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서울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이뿐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 음식,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K-팝과 K-드라마, K-영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간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 불안정한 정치 상황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며 세련되고 높은 수준의 문화를 향유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작되었든, 한국적인 소재의 외국 작품이든 글로벌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한국은 동경할 만한, 가보고 싶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정책 당국과 관계자들이 한국 경제 발전과 접목시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대책을 강구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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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연 영화제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