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매년 20%씩 광고매출 하락…MBC 광고수익 증가, TV조선 이익 최다, 조중동 아성 깬 한경 ‘주목’

KBS와 SBS가 2024년 각각 881억 원, 2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각각 마이너스(–) 645억 원과, 346억 원을 기록했던 2023년보다 실적이 악화했다. 매출도 감소세다. KBS는 2023년 1조 3865억 원에서 2024년 1조 2974억 원으로, SBS는 8665억에서 7684억 원으로 줄었다. SBS는 2024년 자회사인 SBS미디어넷이 구조조정 검토에 나섰고 KBS는 2024년 중순부터 시작된 수신료 분리징수(수신료와 전기료를 분리해 징수) 여파와 광고 수익성 악화 탓에 올해 1000명(정원의 20%)가량을 감축하는 고강도 감원을 예고한 상태다.
2023년부터 이어진 방송광고 시장 한파에 지상파TV가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지상파TV 방송광고비용 규모는 2022년 1조 3760억 원에서 2023년 1조 1190억 원으로 감소하더니 2024년에는 9760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매년 20% 가까이 광고 매출이 하락한다는 건 다소 충격적인 규모다.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마케팅비 집행 여력이 감소하는 탓이 있어 보인다”라며 “시청자들이 시사 보도는 유튜브로도 보고 드라마나 예능은 OTT로도 보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 시청 시간이 줄어드는 측면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광고의 도달률이나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점도 방송 광고 시장 위축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지상파에 광고를 집행하더라도 해당 광고가 기업의 매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유튜브, 커머스, 소셜미디어 등은 광고 효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이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방송 광고는 불특정 다수 시청자에게 일괄적으로 송출되는 반면, 온라인 광고는 시청자의 특성에 맞춰 실시간으로 맞춤형 광고를 공급할 수 있다”라며 “인터넷 이용 인구가 TV 시청 인구보다 많기 때문에 광고 효과 측면에서도 온라인이 훨씬 유리하다. 앞으로는 방송 광고 시장이 예전만큼 호황을 누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MBC의 경우 2024년 지상파TV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120억 원가량 방송광고 수입이 늘어 주목을 받았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 약진과 더불어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스타’ ‘구해줘 홈즈’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복면가왕’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꾸준한 시청률을 보인 덕분에 줄어든 지상파 광고 수익의 대부분을 MBC가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콘텐츠로 승부를 잘했고, 탄핵 정국 당시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라며 “다만 정치적 상황이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시청자들의 성향과 미디어 환경도 다시 변화하고 있다. 다른 방송사들도 변화하는 정국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MBC가 현재의 시청률과 광고 수익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 중 TV조선은 신문·방송·통신 분야 통틀어 가장 많은 영업이익(261억 원)을 기록했다. TV조선의 매출은 2023년(3209억 원)보다 2024년(3267억 원)에 소폭 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음악 프로그램에서 부가사업으로 이어지는 콘서트와 음원 수익 등이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채널A는 2023년 –4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024년 1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고 MBN은 56억 원에서 121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2023년 하반기 80명 이상 대규모 인원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JTBC는 2023년 –584억 원에서 2024년 –287억 원으로 영업손실을 줄였다. 그러나 2022년 4136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2023년 3422억 원, 2024년 3309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고전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신문 시장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최초로 3대 종합일간지인 ‘조중동’의 아성이 깨졌다. 한국경제가 2024년 284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조선일보(2965억 원)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중앙일보(2822억 원)와 동아일보(2715억 원), 매일경제(2347억 원), 서울신문 (876억 원), 경향신문(766억 원), 한겨레(755억 원), 머니투데이(742억 원), 한국일보(738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2023년에 비해 매출이 17.22%가량 증가한 한국경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문사의 매출은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각 신문사별로 동아일보(4.47%), 한겨레 (1.95%), 한국일보(0.81%), 조선일보(0.34%)는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다. 서울신문(7.48%), 중앙일보(3.14%), 경향신문(1.32%), 매일경제(0.47%)의 경우 매출이 늘었으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방송과 마찬가지로 신문 역시 광고 규모가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24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문산업에서 광고 의존은 여전히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신문산업 매출액의 세부 구성 현황을 살펴보면 광고수입은 전체 매출액의 6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가 사업 등 기타 수입(22.7%)과 구독 수입(13.3%) 비중은 낮은 편이다.
뉴스 소비가 지면에서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지면 광고 시장은 더욱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영섭 교수는 “윤전 용지 값도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에 종이신문은 간행 부수를 대폭 줄이고 있다. 신문 역시 방송과 마찬가지로 광고 도달률이 측정이 안 되고 문체부가 ABC협회의 부수 공사 공신력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으면서 광고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라며 “온라인에서는 포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매출 공백을 채우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경우 광고 수입 외의 수익모델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경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비엔나 1900전’을 비롯한 문화예술 사업과 신문 부수 증가, 지수 사업 매출 확대, 인천국제공항 광고사업권 수주 등 다양한 수익원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지면 광고 비중이 줄어들고 부가 사업 쪽 비중이 늘고 있다. 부동산 사업이나 다양한 수익 사업을 잘 운영하는 미디어 기업이 앞으로도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AI(인공지능) 발달과 관련한 신규 수익모델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희 교수는 “인간의 언어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에 있어 신문은 가장 좋은 학습 콘텐츠다. 해외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더 흐르면 저작권료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라며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향후 새로운 수익모델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는 2024년에도 녹록지 않았다. 특히 케이블TV(SO) 사업자는 매출과 가입자수 모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위기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케이블TV의 매출과 가입자 수는 각각 전년보다 3.9%, 1.49% 감소한 1조 7335억 원, 1258만 6391명으로 집계됐다.
케이블TV, 위성TV와 인터넷TV(IPTV)까지 합친 총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상반기 3635만 명에서 하반기 3631만 명으로 감소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조사 이래 최초다. 인터넷IPTV의 경우 가입자 수는 증가했으나 가입자 증가율 등에서 정체기를 맞고 있다.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티빙 등 OTT로 인해 입은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료방송 플랫폼이 OTT와 비교하면 자율성이 크게 떨어져 산업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TT의 경우 시청률 등을 기반으로 인기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거나 비인기 콘텐츠는 과감히 제외할 수 있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보호를 이유로 비인기 작품을 송출하는 PP에도 일정한 송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고 인기 채널을 앞쪽에 편성할 수도 없다.
부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일명 ‘좀비 PP’도 시장에서 퇴출하지 못하면서 유료방송 플랫폼의 콘텐츠 다양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디어업계 다른 관계자는 “PP가 한번 진입하면 SO나 IPTV가 자를 수가 없다. CJ 등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PP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더 지급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생길 텐데 그럴 수 없으니 좋은 콘텐츠가 안 나오고 가입자는 감소한다”라며 “지상파는 재송신료(지상파 콘텐츠 이용대가)를 매년 올리고 홈쇼핑 채널은 시청률 저하를 이유로 송출 수수료를 인하해달라고 하니 다중의 압박에 직면한 상태”라고 말했다.
열악한 수익구조 탓에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여력은 더욱 부족해지고, 독점 콘텐츠 제작이나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에서도 OTT에 밀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는 PP에게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SO와 IPTV 모두 각자의 사정을 반영한 새로운 계산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 2위로 평가받는 PP이자 태광그룹의 미디어 계열사인 티캐스트가 자체제작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티캐스트는 지난 4월 17일 사내공지를 통해 자체 제작을 중단하고 제작 직무 폐지, 제작팀 해체, 제작 인력의 업무 재배치 등 불가피한 후속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엄재용 티캐스트 대표는 이와 관련해 “티캐스트 제작 분야의 매출과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해 충격을 안겼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업계에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다. 열심히 콘텐츠 만들어봤자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라며 “다른 회사가 만든 프로그램 사 와서 재방송하는 방식이 훨씬 수익성이 있다. 콘텐츠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PP들을 보호하도록 했지만 역으로 다양성이 떨어지면서 산업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의 미디어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 상태로는 백약이 무효하다. 일부 규제 완화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고 OTT 수준의 전면적인 편성 자율성과 계약 유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유료방송 플랫폼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OTT 업계 순위 경쟁
OTT 업계에서는 순위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최근 쿠팡플레이가 티빙을 제치고 OTT 업계 2위에 올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OTT 월간활성화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1409만 명), 쿠팡플레이(748만 명), 티빙(705만 명) 순으로 많았다. 1월에 티빙(734만 명)은 쿠팡플레이(685만 명)를 앞섰으나 2월에 역전을 허용했다. 3월부터 쿠팡플레이가 미국의 프리미엄 영화채널 HBO를 독점 공급하면서 더욱 치고나간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2023년부터 엎치락뒤치락 토종 OTT업계 선두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2023년 3월 쿠팡플레이가 국내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을 독점 생중계하면서 티빙을 앞섰지만, 이후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인기를 발판으로 시청자를 늘려나가면서 2024년 9월에 다시 뒤집혔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2026 시즌 경기를 독점 생중계하기로 했다. 지난 4월 5일에는 간판 예능 ‘SNL 시즌7’을 새롭게 론칭했다. 모회사인 쿠팡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콘텐츠 투자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본격적인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티빙은 현재 KBO 리그 외에 눈에 띄는 독점 콘텐츠를 꺼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네이버가 최근 멤버십 제휴 혜택을 티빙에서 넷플릭스로 변경하면서 가입자 이탈도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2024년 티빙의 매출은 4353억 원으로 2023년(3264억 원) 대비 33.4% 늘었다. 영업손실은 770억 원으로 2023년(1522억 원)에 비해 개선됐다. 티빙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이후 마이너스(-) 58%, -48%, -44%, -16%로 개선세다. CJ ENM은 웨이브와 합병하고 한류 콘텐츠 인기가 많은 아시아와 미주 지역을 공략해 티빙 유료 가입자 수를 현재 500만 명 안팎에서 2027년 15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