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질환 관리 및 수분·수면 충분히 하고 외출도 자제해야

기온이 매우 낮은 환경에 노출돼 인체의 중심 체온이 정상보다 현저히 내려가는 저체온증이나, 시상하부, 뇌하수체 기능저하증, 자율신경실조증 등 자율신경계 이상 질환, 뇌 손상 및 신경계 질환도 체온조절중추에 영향을 줘 장애를 일으킨다. 갑상선 기능 이상(저하증 또는 항진증), 성호르몬 저하 등 호르몬 이상이나 만성 간질환, 심혈관계 질환, 암 등도 체온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노년클리닉 은명 소장은 “체중조절장애의 원인은 이처럼 생물학적 요인 외에도 사회적 심리적 요인도 기인한다”고 말했다. 사회적·환경적 요인으로는 고칼로리 음식 섭취, 신체 활동량 감소, 잘못된 식습관, 체중 및 체형에 대한 사회적 편견 스트레스 등이 있다. 심리적으로도 스트레스, 우울감, 충동 조절 어려움 등이 체온조절장애에 영향을 준다.
특히 청소년기의 경우 외모에 대한 강박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과 신경성 폭식증 등의 섭식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체온조절장애는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생물학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자율신경계 이상 환자가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려면 우선 원인질환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당뇨, 파킨슨병, 면역 이상 등 다양한 원인질환에서 비롯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근본 원인 치료가 우선이다.
전문의 처방으로 미도드린, 플루드로코티손 등 약물을 복용하면서, 평소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 무리한 운동을 피하며 하체 근력 강화 운동 등도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 등 증상이 심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염분 보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온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은 “여름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15∼20분 등 규칙적으로 한 컵 정도 물과 이온음료를 마셔 체액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게 좋다”면서도 “다만, 신장질환 등 수분 제한 환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염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야외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그늘, 쿨링 장치, 넉넉하고 밝은 색 옷 및 넓은 챙 모자를 이용한다. 자외선 차단제도 챙기는 것이 좋다.
무더위를 식히려고 과도한 냉음료나 찬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갑자기 찬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자율신경계 기능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니 적당량만 섭취해야 한다. 무리한 스케줄, 스트레스 과다, 수면 부족은 자율신경계와 체온 유지에 악영향을 주므로 충분히 쉬고, 24∼26℃ 정도의 적정 온도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게 건강한 여름나기에 바람직하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근육경련이 생길 땐 스포츠 음료 등 이온음료로 전해질을 보충하고, 1시간 이상 회복되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박·참외·배 등 수분이 풍부하고 열을 해소하는 여름 제철 과일과 체소는 체온조절에 도움 되나, 균형 잡힌 영양을 위해서는 한 가지 음식만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현기증, 기력저하,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고,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부산 온병원 김미경 과장(내분비내과전문의)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체온조절장애 환자는 단순히 ‘더위에 약한 사람’이 아니라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위험군”이라며 “체온조절이 어려운 사람들은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이어가고, 여름철에는 생활수칙을 엄격히 지키며 스스로 신체의 경고 신호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