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팰리스 임대 임박, 박승수 뉴캐슬 1군 자리잡을지 관심…‘이적설’ 김민재·이강인 혼란스러운 여름

10년 동안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은 없다. 토트넘의 방한 행사 직후 손흥민은 스스로 팀에서 떠날 계획을 밝혔다. 이적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고 이미 미국 무대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한국 팬들로선 손흥민의 경기를 지켜보던 주말 저녁은 추억이 됐다.
이전부터 활약을 이어오던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터줏대감 중에는 황희찬만이 남았다. 황희찬은 2021년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임대로 입단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이후 완전 이적으로 커리어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신변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023-2024시즌 리그 29경기에서 12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던 그는 지난 시즌 내리막을 걸었다. 한 시즌 동안 넣은 골이 2골에 불과했고, 팀 내 설 자리가 좁아졌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개막 이전부터 이적설이 있었으나 최근 같은 리그 내 크리스털 팰리스로의 임대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팰리스는 공격진에 부상, 이적 등으로 공백이 생기는 모양새다. 이들로선 공격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라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좁아진 황희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때 하부리그로의 이적설이 만들어지기도 했으나 프리미어리그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국내 유망주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세 내외의 유망한 자원들이 연이어 잉글랜드로 떠났다. 2년 전 여름 브렌트 포드에 입단했던 김지수는 1년 동안의 B 팀 생활 끝에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3경기 교체투입에 그쳤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독일 2부리그(카이저슬라우테른)로 임대를 떠났다.
다른 유망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손흥민과 한 유니폼을 입으며 화제를 모았던 양민혁은 지난 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났다. 토트넘 구단은 아직 유럽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7월 브라이튼과 계약한 윤도영은 네덜란드 엑셀시오르로 임대됐다.
양민혁, 윤도영보다 한 살이 어린 박승수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였다. 박승수는 지난 7월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고, 뉴캐슬에서 유스팀에 소속되거나 타 구단으로 임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이적 직후 2군팀 합류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박승수의 행보는 예상을 벗어났다. 먼저 뉴캐슬의 방한 경기에 1군급 선수들과 함께 출전했다. 당시만 해도 박승수의 경기 출전은 '한국 팬들을 위한 이벤트'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승수는 잉글랜드로 복귀해서 열린 친선전에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결국 박승수는 뉴캐슬의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출전은 불발됐으나 한국에서 고교생으로 학교생활과 프로 선수생활을 병행하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개막전에서 벤치를 지킨 박승수는 이튿날 구단의 2군팀에서 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다시 1군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력 공격수가 이적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혼란스러운 뉴캐슬 공격진을 감안하면 향후 박승수의 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과 함께 국가대표팀 핵심인 김민재와 이강인은 함께 여름 내내 이적설에 휘말렸다.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요나단 타를 영입했다. 김민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팀의 시즌 첫 공식전에서도 교체로 10분간 출전했다.
무성한 이적설이 나왔으나 실제 성사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유럽에서만 두 번의 이적을 경험했다. 이탈리아, 독일 리그를 석권하며 거물급 수비수가 됐다. 이에 김민재를 품을 수 있는 팀은 유럽에서도 많지 않다. 뮌헨의 팀 내 상황도 그를 쉽게 떠나 보낼 수 없는 요인이다. 김민재가 떠난다면 구단의 선수단 두께가 급격히 얇아진다.
이강인 역시 혼란스러운 여름을 보내는 중이다. 파리 구단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강인의 기용 빈도를 낮춰갔다. 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이강인은 8강부터 벤치만을 지켜야했다. 지난 6월 개막한 클럽월드컵의 첫 경기, 이강인은 동료들로부터 페널티킥 키커로 나설 기회를 받으며 골을 성공시켰다. 팬들 사이에서 이는 '작별 인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 시즌이 시작되기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그사이 출전 기회는 늘었다. 파리는 전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유로파리그 우승팀 토트넘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경기를 치렀고 이강인은 교체 투입돼 골까지 넣었다. 이어진 리그 개막전에는 선발로 출전했다. 다만 이 두 경기만으로 이강인의 팀 내 존재감이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약 일주일이 남은 유럽축구 이적기간, 이강인은 여전히 이적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강인이 선발로 출전한 프랑스 리그앙 1라운드 경기는 한국인 선수들 간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파리 상대 낭트의 선발 라인업에는 권혁규가 이름을 올렸다.
부산에서 활약하던 권혁규는 2023년 여름 유럽에 입성했다. 유럽 첫 팀인 스코틀랜드의 셀틱에서는 출전 기회가 없었다. 지난 2년 가운데 1년 6개월 동안 세인트 미렌, 히버니언을 거치는 임대 생활을 했다. 결국 셀틱 소속으로는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 무대로 향하게 됐다.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오히려 상위 리그로 이적했다. 이적 이후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 중이다. 리그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섰고 리그의 1강 팀인 파리를 상대로 선전했다. 수비진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아 상대에게 1골만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는 또 다른 한국인 선수도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후반 14분 낭트의 첫 교체카드로 선택을 받은 홍현석이다. 홍현석은 2018년 독일 3부리그 구단에 임대로 입단해 유럽에서의 잔뼈가 굵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으로 리그를 옮겨가며 단계를 밟았고,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에 입단하며 '빅리거'로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빅리그에서의 첫 시즌은 쉽지 않았다. 마인츠 핵심으로 인정받던 이재성과 달리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다. 시즌 내내 70분 이상 소화한 경기가 없었다. 정규시간 종료를 불과 5분 내외로 남겨 놓고 교체로 투입되는 일도 잦았다. 결국 홍현석은 임대로 낭트 유니폼을 입는 것을 선택했다.
기회를 찾아 떠난 권혁규와 홍현석의 선택은 현재로선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권혁규는 개막전부터 곧장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홍현석도 팀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아우스트리아 빈에도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뛰고 있다. 미드필더 이강희와 수비수 이태석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권혁규, 홍현석과 달리 이번 여름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이들 역시 유럽 데뷔 시즌임에도 팀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먼저 빈에 합류한 이강희는 이번 시즌 팀의 모든 공식전에서 출전 기회를 받았다. 특히 구단이 힘을 집중한 UEFA 콘퍼런스리그 예선 4경기에서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희에 비해 뒤늦게 이적이 성사된 이태석도 곧장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커리어 첫 유럽 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서로의 존재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