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일리·권진아·안유진 챌린지 영상 높은 호응…‘고음’ 짧은 시간에 대중 매료시킬 임팩트 커

역대 빌보드 ‘핫100’의 정상에 오른 K-팝 가수는 지금껏 방탄소년단뿐이다. 이들이 그룹 단위 곡으로 6차례 1위를 기록했고, 지민과 정국이 각각 솔로 가수로서 한 차례씩 정상을 밟았다. 결국 여성 가수가 부른 K-팝 중에서는 ‘골든’이 처음으로 전인미답의 고지를 차지한 셈이다.
‘골든’의 인기는 챌린지 영상으로 증명된다. 유명 K-팝 가수들이 ‘골든’을 부른 영상을 속속 각자의 채널에 올리며 ‘골든’의 인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음’이 있다. ‘골든’은 최고음이 ‘3옥타브 라’까지 치솟는다. 웬만큼 가창력이 없으면 도전조차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내로라하는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잇따라 ‘골든’에 경쟁적으로 도전하며 인기를 부양하고 있다.

극 중 헌트릭스는 악령을 무찌르는 퇴마사이기도 하다. 과거 무당을 시작으로 여러 걸그룹들이 세대별로 배턴을 이어가며 퇴마사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설정이다. 이 때문에 바다의 등장에 ‘시조새급 선배 퇴마사의 등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무려 1만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조상님께서 기강 잡으러 오셨구나” “1997년부터 2000년대 초반 혼문(악령을 막는 결계)은 이 언니가 지켜주심” 등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에일리(323만 회), 권진아(328만 회), 소향(199만 회), 박혜원(172만 회), 다비치 이해리(126만 회) 등의 챌린지 영상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최고 조회 수는 걸그룹 아이브의 보컬 안유진의 영상이다. 그가 ‘골든’을 부르는 영상의 조회 수는 무려 792만 회다. 이는 ‘골든’이 아이브의 노래 ‘아이 엠’(I am)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케데헌’을 본 이들은 “아이브가 부르는 ‘골든’을 듣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에 호응한 안유진의 영상에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 고음은 유독 대중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누가 더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나’가 해당 가수의 역량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곤 한다. 이는 과거 큰 인기를 누렸던 MBC 예능 ‘나는 가수다’에도 적용됐다. 당시 이 프로그램에는 임재범, 이소라, 박정현, 김범수, 김연우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 잘한다고 평가받는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매주 경연을 펼친 후 1등 가수를 뽑고, 꼴등은 탈락하는 방식이었는데 대체로 고음을 깨끗하게 소화한 가수에게 표가 몰리는 경향이 짙었다. 이에 “‘고음=가창력’으로 평가하는 대중의 막귀” “고 유재하, 장범준이 출연했다면 곧바로 탈락시켰을 것” 등의 따가운 비판도 적잖았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도 고음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 기준이 되곤 한다.
물론 가수의 가치와 역량을 고음 하나로 평가할 수는 없다. 각 가수마다 특유의 음색과 창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대중을 매료시킬 수 있는 평가 기준으로서 고음만큼 임팩트가 강한 것이 없다는 분석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골든’의 고음 챌린지는 대중이 몰두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하나의 놀이 문화라 할 수 있다.
다만 고음에만 방점을 찍다가 ‘골든’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까지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골든’은 악령과 퇴마사 사이에서 태어나 경계인으로서 고뇌에 빠진 주인공 루미가 굴레를 깨고 벗어나는 대목에서 부르는 노래다. “숨는 건 끝났어, 나는 원래 빛나는 존재니까”(I’m done hidin’, Now I’m Shinin’ like I’m born to be)라는 가사에서 최고음이 나온다. 즉 ‘골든’의 고음 파트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껍질에 갇혀 있던 주인공이 대중을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라”고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