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증거금 이자 증권사가 챙겨…투자자가 이자 지급받는 내용의 법 개정안 계류 중

증권사별로 보면 대신증권이 가장 많았다. 올해 전체 8건의 상장을 주관했는데 이중 6건(75%)의 공모주 청약 일정에 주말이 포함됐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전체 11건 중 5건) △한국투자증권(전체 7건 중 4건) △삼성증권(전체 6건 중 4건) △KB증권(전체 10건 중 4건) △신영증권(전체 5건 중 3건) △NH투자증권(전체 10건 중 3건) △신한투자증권(전체 7건 중 2건) 순으로 많았다. SK증권과 아이엠증권은 각각 1개 종목 상장을 주관했는데 모두 청약 일정에 주말이 포함됐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증거금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 일정에 주말을 포함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청약 불이행 방지를 위해 내는 증거금을 청약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야 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거금 예치 대가로 증권사에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자율은 지난 27일 기준 연 1.75%다. 일반 예·적금처럼 휴일도 이자 지급일 수에 포함한다.
이런 이유로 청약 일정에 주말이 포함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말에 쌓인 증거금 이자가 추가 수익이 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은 이틀 동안 신청을 받는다. 신청 종료일 다음 날 배정 결과가 나오고, 신청 종료일 기준 이틀 뒤에 당첨된 공모주를 배분한 뒤 남은 차액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환불된다. 다만 청약 신청일과 환불일 사이에 주말이 포함되면 증거금 환불은 차주로 넘어간다. 예를 들어, 청약 신청 기간이 수요일과 목요일이었다면 배정 결과는 금요일에 나오지만 증거금은 차주 월요일에 환불되는 구조다.
일례로, 지난 19일 상장한 조선 기자재 제조업체 에스엔시스는 지난 7~8일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 배정 결과가 차주 월요일인 11일에 발표됐고, 증거금 환불은 12일(화요일)에 이뤄졌다. 에스엔시스의 일반 투자자 청약 증거금은 10조 4914억 원으로, 주말 이틀을 포함하면서 약 10억 원(연 1.75% 이율 적용)의 추가 이자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모주 청약 일정에 주말이 포함되면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이틀간 자금이 묶이게 돼 불만이 적지 않다. 일반 투자자들은 공모주 청약을 위해 최대 수억 원의 증거금을 증권사에 내고 있다. 파킹 통장에 자금을 두었더라면 주말에도 이자가 계산되지만, 공모주 증거금으로 묶이면 그 기간 동안 이자를 받지 못한다. 마이너스통장 등 단기 대출로 청약 증거금을 조달한 투자자는 환불이 주말을 지나 늦어지는 만큼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국회에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받은 청약 증거금으로 얻은 이자 수익의 전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어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지난해 6월 28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약 증거금을 투자자 예탁금에 포함시켜 투자자들이 이용료(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증권사들이 투자자로부터 받은 청약 증거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 얻은 이자 수익의 전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증권사의 수익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정무위원회의 정치적 사정 탓에 원하는 만큼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정부 들어) 개인 투자자들과 관련된 여러 법안이 개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약 증거금을 투자자 예탁금에 포함시켜 이자를 지급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