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에 IPO 동력 약화…합병 통해 이선호 보유 올리브영 지분, CJ 지분 전환 가능성

현재 CJ올리브영 지분은 지주사 CJ가 과반인 51.15%, 이선호 실장이 11.04%,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 이 회장의 남동생인 이재환 전 그룹 부회장이 4.64%를 보유 중이다.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76.7%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 상장으로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 가치가 높아질 경우 이를 지주사 지분 확보나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재원 마련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상장 추진은 2022년 증시 부진과 대외 경제 여건 악화로 잠정 중단됐고, 이후에도 재추진이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가 모회사-자회사 중복 상장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상장에 대한 제한 요인이 더해졌다. 정부는 일반주주 보호 명분을 들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 사유에 대해서만 엄격히 심사해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거론돼 온 ‘상장을 통한 지분 현금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배경에 두 회사 간 합병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선호 실장의 CJ 지분율은 3.2%(2대 주주)로,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 지분율(42.07%)과 큰 격차가 있다. 다만 이 실장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 11.04%가 합병을 통해 CJ 지분으로 전환될 경우 지배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지분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의 가치가 CJ의 주가에 온전하게 투영될 전망”이라며 “최근 정부가 중복상장 제한을 추진하면서 비상장 우량 자회사를 보유한 CJ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1년 6개월 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 개정안 시행(지난 3월)으로 CJ와 CJ올리브영이 내년 상반기 전후 자사주(각각 7.26%, 22.6%) 소각을 단행한 뒤 합병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요인으로 해석돼 시장에서는 이를 지배구조 개편의 선행으로 연결해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이 합병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4세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에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기업 가치를 더 키운 뒤 합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이재현 회장이 여전히 그룹 경영 전면에 서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을 서두를 필요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합병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그 시점은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와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합병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바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