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개혁입법·예산안 등 산적한 현안 진통 예상…특검 체포정국 본격화되면 더욱 얼어붙을 전망

이재명 내각 인선 완료를 위한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혔다. 9월 2일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3일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5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이 대상이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동안 민생·성장·개혁·안전 등 4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224개 중점 법안 처리를 공언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언론·유튜브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대법관 증원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3대 특검의 기간 연장 및 인력 증원 등을 담은 개정안 처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있고, 이후에는 예산국회에 돌입한다. 이처럼 정기국회가 시작됐고 현안이 산적하지만, 여야 간 대립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장동혁 당대표 등 ‘반탄파(윤석열 탄핵 반대)’ 중심의 새 지도부를 꾸렸다. 장동혁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내란정당’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며 “당내 내란동조 세력을 끊어내지 못하는 한 국민의힘은 내란당의 오명을 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 673조 원 대비 8.1%(55조 원) 늘어났다. 민주당은 예산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을 뒷받침,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기침체와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안은 미래 세대에 빚더미를 떠넘기는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또한 정부여당의 ‘입법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와 장외 투쟁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검정 양복과 넥타이, 근조 리본 등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은 넥타이와 근조 리본을 매고 개원식에 들어가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의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일 전체회의에서도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야당 간사 선임을 두고서다. 국민의힘은 나 의원의 법사위 간사 사보임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 주장했고, 민주당은 나 의원을 ‘내란 앞잡이’ ‘재판을 받고 있는 이해관계자’로 보고 간사 선임에 반대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을 채택하지 않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국회 독재”라고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법사위원들도 “윤석열 영장 공무집행을 방해했던 자들이 법사위도 방해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이 민주당 조국혁신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있어” 등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시작부터 정기국회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과거 국회는 싸울 땐 싸우더라도 서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최근에는 같은 상임위라도 여야 의원들이 서로 밥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국회는 논쟁을 통해 양보하고 타협해 국민들을 위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그런 게 없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 계엄해제요구안 표결방해 의혹 관련해 추경호 전 원내대표 자택과 사무실, 차량 등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원내대변인이었던 조지연 의원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들 외에도 이른바 3특검의 수사대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은 10여 명에 달한다.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 청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더욱 강하게 반발,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을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정기국회에서 반전의 카드를 내세우지 못하고 정부여당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 선출 이후 지도부 회동을 요청하고 있다. 민주당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하고 대화의 장으로 들어오길 요구 중”이라며 “하지만 피하고 있는 건 국민의힘이다. 그럼 결국 민주주의 시스템 내에선 다수결 표결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은 160석이 넘어 웬만한 입법은 단독으로 다 처리가 가능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답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