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 끼쳐 드려 송구”…경찰 수사 9개월 만의 출석, 무슨 말 할까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청사에 도착한 방 의장은 어두운 남색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앞서 경찰은 방 의장의 비공개 출석 의사 여부와는 관계없이 공개 출석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방 의장은 "제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밝혔다. "IPO(기업공개) 절차 중에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라고 한 게 맞느냐", "상장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하이브 창업자인 방 의장은 지난 2019~2020년 하이브 상장이 이뤄지기 전,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 계획이 없다"며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속여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의 특수목적법인(SPC)에 주식을 팔게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해 허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거나 부정한 계획을 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5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봤을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방 의장과 하이브 측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상장을 전제로 사익을 추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상장 당시에도 법률과 규정을 준수했으며, 기존 투자자들 역시 큰 수익을 거두며 지분을 매도했다는 게 업계 내에 알려진 방 의장 측의 주장이다.
한편, 방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과 국세청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와 수사를 이어왔다. 2024년 12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던 경찰과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조사, 이를 넘겨받은 검찰의 수사와 지난 7월 국세청 조사4국의 비정기 특별세무조사까지 진행 중이다. 특히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앞서 발표된 기획세무조사 대상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27개 기업 및 관련인에 하이브가 포함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30일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하이브의 상장심사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7월 24일에는 하이브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함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7월 21일 이 사건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수사 지휘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