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엔터사 중 정부기관 동시다발 조사는 하이브가 ‘최초’…과정부터 결과까지 관심 ↑

국세청은 △주가조작 목적의 허위공시 기업 △먹튀 전문 기업 사냥꾼 △상장기업 사유화로 사익편취한 지배주주 등이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금융계좌 추적, 문서 복원 및 거짓 문서 감정 등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하는 한편, 외환자료와 FIU(금융정보분석원) 자료, 겅찰 및 검찰 등 수사기관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는 수장인 방시혁 의장과 전직 임원들이 지난 2019년~2020년 하이브 상장이 이뤄지기 전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기업공개) 계획이 없다"며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속여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의 특수목적법인(SPC)에 주식을 팔게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을 조사한 금융당국은 방 의장이 이 과정에서 해당 사모펀드와 투자 이익 30%를 공유하는 내용 등이 담긴 주주간계약을 체결하고도 상장 과정에서 은폐했으며, 상장 후에는 해당 사모펀드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통해 방 의장이 약 4000억 원을 정산 받았고 이 가운데서 방 의장과 하이브 전 임원 등이 약 19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7월 17일 방 의장을 자본시장법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같은 달 21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수사 지휘했다고 밝혔다.

연예기획사에 이처럼 강도 높은 조사와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은 하이브의 사례가 최초로 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과 2014년 역외 탈세 혐의로 특별세무조사를 받았으며 2020년에도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법인 간 거래에서 법인 자금 유출 등 정황이 포착되면서 조사4국의 세무조사를 통해 202억 1667만 원의 추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버닝썬 게이트'로 사회가 들끓었던 2019년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법인세와 소득세 등 약 60억 원이 부과됐다. 이처럼 다른 대형 기획사도 탈세 문제 등으로 국세청의 타깃이 된 적은 있지만 하이브처럼 정부기관의 '패키지 수사'가 이뤄진 것은 엔터계에 전무후무한 사례다.
달리 말하면 하이브의 이번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이 세무, 금융, 형사까지 전방위에 걸쳐 있는 대형 이슈라는 것이 된다. 업계 내에서는 비교적 천천히 몸집을 불려온 다른 엔터사와 달리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다수의 해외 법인, 국내 레이블 등을 인수합병하며 복잡하고 불투명한 경영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으로 엔터그룹 최초의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국가단위 관리 대상이 됐다는 점도 강도 높은 조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편, 하이브는 앞서 금감원 조사에서 검찰 통보·고발이 결정된 후 "최대 주주가 금감원 조사에 출석해 상장을 전제로 사익을 추구한 사실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점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금융당국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수사에서 관련 의혹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해 시장과 이해관계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특별세무조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 없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미 같은 혐의를 수사 및 조사해 온 다른 기관들에 하이브 측의 주장이 먹히지 않았던 만큼 입장을 적극적으로 내놓기 보다 방어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