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예강자 투샤오위 상대 2 대 1 승리, 초대 챔피언 등극…세계대회 9회 제패, 조훈현과 어깨 나란히
[일요신문] 세계 바둑의 절대강자, 신진서 9단(25)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신진서는 9월 1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3번기 최종 3국에서 중국의 신예 강자 투샤오위 9단(22)에게 21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는 1국에서 뼈아픈 반집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국 완승에 이어 최종국까지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1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신설 세계대회의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우승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신진서 9단은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우승으로 아홉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창호 9단의 17회, 이세돌 9단의 14회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사진=한국기원 제공결승 3번기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신진서는 지난 9일 열린 1국에서 우세한 바둑을 놓치며 반집으로 패해 위기에 몰렸다. 특히 이번 대회 본선 리그에서도 투샤오위에게 패한 바 있어 부담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세계 1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11일 2국에서 흑을 잡고 완벽한 실리 운영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운명의 최종 3국에서는 백을 잡고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해 단 한 번의 위기 없이 완승을 거뒀다. 2국과 3국에서 보여준 내용은 세계 랭킹 1위의 귀환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우승은 신진서에게 오랜 징크스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13번의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 8번 우승했는데, 우승할 때는 모두 2-0 또는 3-0 등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반면 결승전 번기(番棋) 시리즈에서 단 한 판이라도 패하면 어김없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1국 패배 후 많은 팬들이 징크스의 재현을 우려했지만, 신진서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스스로 징크스의 사슬을 끊어냈다.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결승 1국에서 지기 전에는 징크스가 신경 쓰였는데, 지고 나니 어차피 불리한 상태라 마음 편하게 대국에만 집중했다”며 “징크스는 영원히 이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깨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개인 통산 9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바둑 황제’ 조훈현 9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 부문 역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진서보다 타이틀이 많은 기사는 이창호 9단(17회)과 이세돌 9단(14회)뿐이다. 또한 프로 통산 우승 횟수를 43회(국제대회 12회, 국내대회 31회)로 늘렸고, 올해에만 네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독주 체제를 굳건히 했다.
세계대회로는 처음으로 9인 풀리그에 이은 결승3번기로 초대 왕좌를 가린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신진서는 본선 리그의 패배를 딛고 투샤오위 꺾어 초대 챔피언이 됐다. 사진=한국기원 제공우승 후 신진서 9단은 “투샤오위 선수는 이미 정상급 기량이기에 후배라고 해서 부담을 갖지는 않았다. 그래서 2, 3국에서 내 바둑을 둘 수 있었던 것이 우승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앞서 열린 본선 리그에서 투샤오위 9단에게 말도 안 되는 실수로 패했던 경험이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운도 따랐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투샤오위 9단은 “애초 목표는 꼴찌만 면하는 것이었는데 결승까지 올라 생각지도 못했다”며 “신진서 9단이 워낙 강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1국 승리 후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 2, 3국은 완패했지만, 준우승만으로도 정말 기쁘고 이번 경험을 잘 살려 더 발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포벨이 후원하는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의 우승 상금은 2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시간에 매수 추가 30초가 주어졌다.
[승부처 돋보기]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3번기 제3국
흑 투사오위 9단(중국) 백 신진서 9단(한국) 218수 끝, 백 불계승
장면도[장면도] 흑의 최선은?
지금 흑▲의 날일자 행마로 우변 백을 위협하고 있는 장면. 다만 아래 흑도 미생(未生)이어서 흑도 주의가 필요하다. 백1로 붙인 다음 5까지는 흔한 타개의 수순. 여기서 흑의 다음 수가 중요한데 A~C 중 최선은 어디일까.
실전 진행[실전 진행] 흑, 실패
투사오위의 선택은 흑1로 미는 수. 하지만 기세가 지나쳤다. 백2·4의 끊음이 신진서가 준비한 날카로운 반격. 흑은 9까지 우변을 막았으나 백10으로 우변 백이 완생한 것이 컸다. 11의 보강이 필요한 것도 흑으로선 아쉬운 결과. 결국 실리의 요처 12의 곳이 백의 차지가 되어서는 흑이 실패한 그림이다. 이후 흑에게 뚜렷한 역전의 찬스가 없었으니 이곳 공방이 승패를 가른 셈이 됐다.
정해도[정해도] 아생연후살타
흑1이 ‘자신을 먼저 안정시키고 상대방을 공격하라’는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의 바둑 격언을 계승한 침착한 수. 백2로 연결을 차단하면 흑3이 공수(攻守)의 요처. 우변 백은 아직 미생이어서 이후의 행마에 제약을 받게 된다.
실패도[실패도] 흑, 곤란한 그림
흑1은 연결에만 급급한 수. 물론 프로의 실전에 나올 일이 없다. 당장 백2로 끊겨 흑이 곤란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