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혐의 40년 만에 무죄
10월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김길호 부장판사)는 정진태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선고공판을 열고 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가입해 활동한 스터디 클럽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동조할 목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거나 반국가의 목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폭력 등 가혹행위로 인해 자백을 했으며, 영장은 체포된 뒤 약 한 달이 지나서야 발부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검거 당시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는데 영장 없이 불법 연행됐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한 달 동안 영장 없이 수사가 진행됐다”며 “압수물, 압수조서도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된 것으로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 씨는 1983년 2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로 검거된 뒤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5년 2월 해당 사건을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보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정 씨는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관들에 의해 1983년 2월 15일 검거됐다. 같은 해 3월 9일 구속영장이 발부·집행될 때까지 23일간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 받았고, 조사 과정에서 구타 등 가혹행위 속에 허위자백을 강요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월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결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구금, 위험한 압수수색을 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했으므로 형사소송법상 재심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이를 인정하고 결심공판에서 정 씨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증거기록과 피고인 주장의 신빙성 등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피고인이 불법으로 체포된 것이 사실로 보인다”며 “피고인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