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치솟은 ‘나스닥 상장’ 1년 넘게 무소식…수익구조 안정화·글로벌 브랜드 파워 개선 과제

야놀자의 해외 상장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했을 때다. 당시 야놀자 기업 가치는 8조 원 규모로 평가 받았고, 한때 12조 원까지 치솟았다.
야놀자는 미국 상장을 위해 숙박·여행 플랫폼사에서 ‘여행·레저 테크 기업’으로 전환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M&A(인수·합병)와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21년 ‘인터파크’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글로벌 여행 상품 유통사 ‘고글로벌트래블(GGT)’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사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여행시장 침체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미국 증시 침체로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도 보수적으로 변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테크·플랫폼 기업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소프트뱅크 투자유치 당시만 못한 것이 상장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금리 고착화로 테크·플랫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크게 때문”이라며 “나스닥 시장은 금리 환경 변화에 민감한데, 현재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사이 시장의 기대는 낮아져 장외 시장에서 야놀자 주가는 최근 3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 초 7~8만 원 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현재 야놀자 시가총액은 2조 88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대외적인 여건도 녹록지 않지만 회사 내부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야놀자는 최근 몇 년 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어 나스닥 상장 성사 여부가 실적 개선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영업이익은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영업이익은 138억 원으로 전년(577억 원) 대비 약 76% 감소했고 2023년에도 영업이익이 26억 원에 그치며 2022년 대 82% 감소했다. 2024년(492억 원)에는 1782% 껑충 오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익성에 다시 경고등 켜졌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0.5% 수준에 머물렀고 2분기에는 영업 손실 25억 원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이 2983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3% 감소했다.
김대종 교수는 “야놀자의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 구조가 아직 충분히 안정적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주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환 전략이 아직 완전히 정착된 단계는 아니어서 투자자들이 실적 예측 가능성을 더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야놀자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은 유럽, 중동, 미주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야놀자는 온라인 여행사(OTA)라는 인식이 강한 점도 글로벌 상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야놀자는 ‘야놀자고글로벌(Yanolja Go Global)’ 브랜드로 운영되는 글로벌 B2B 여행 유통 플랫폼으로 호텔이나 리조트가 △객실관리 △수익관리 △예약·배정·정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SaaS 형태 서비스를 200여 개국, 130만 여 개 여행업체 및 2만 여 개 판매 채널에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OTA 기업 이미지가 강한 상태로, 글로벌 기업인 △부킹닷컴(Booking.com) △익스피디아(Expedia) △에어비앤비(Airbnb) 등과 비교했을 때 브랜드 파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에서의 영향력만 가지고는 미국 상장은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처럼 글로벌 회사로서 비전이 보여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을 때 한국의 아마존이 되겠다는 비전을 보여주며 쿠팡이 상장에 성공한 것처럼,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은 정체성을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K-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때 흐름을 탈 수 있게 전략적으로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네트워킹도 강화하는 등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때”라고 봤다.
야놀자 관계자는 수익성과 관련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B2B 사업부문)의 경우 주식 무상 증여 비용을 제외하고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며 컨슈머 플랫폼 사업(B2C 사업 부문)의 경우 플랫폼 통합을 위한 IT 인프라 구축비용이 반영돼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스닥 상장 추진과 관련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