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의 300%까지 자금 조달 가능…‘모험자본 공급의무’에 따른 리스크 관리 관건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19일 제20차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 증권사는 IMA 업무를 개시할 수 있으며, IMA 상품은 12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IMA는 고객 예탁금 중 70% 이상을 회사채,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 계좌다. 예금자보호법 대상은 아니지만, 만기 시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금을 보장해준다. 다만 중도해지 시 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IMA는 자기자본 4조 원이 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발행하는 발행어음과 유사하지만 만기와 수익 구조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발행어음도 고객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등에 투자하며, 발행사 부도 또는 파산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원금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이내인 반면, IMA는 최소 1년 이상부터 최대 7년인 장기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은 수익률이 고정이지만, IMA는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발행어음은 단기 확정금리형, IMA는 장기 변동수익형 상품인 셈이다.
금융위가 지난 4월 제시한 IMA 상품 예시에 따르면 보수차감 후 목표수익률은 △안정형(만기 1~2년) 연 3.5~3.7% △일반형(2~3년) 연 4.2~4.9% △투자형(3~7년) 연 4.8~6.6%이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3% 초반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증권사로 ‘머니 무브’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보장된 원금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IMA로 인해 은행에 있던 여유 자금이 종투사로 옮겨지게 될 요인이 생기게 됐다”며 “수신 자금이 많아지는 것은 투자 재원 규모가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종투사 입장에서는 투자 및 수익 창출 기회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IMA 사업 인가를 받은 종투사는 발행어음만 인가를 받을 때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지만, 발행어음·IMA 통합 조달 한도는 자기자본의 300%까지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각각 12조 219억 원과 10조 3106억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잔고가 18조 7000억 원으로 발행어음 한도의 78%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잔고 8조 2634억 원으로 발행어음 한도의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운용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많다.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양강 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사는 브랜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투자자금이 대형사로 집중될 수 있다”며 “이미 자기자본이 많은 증권사가 더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구조로 형성됐기 때문에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종투사의 적극적인 모험자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모험자본 공급의무’를 도입했는데, 종투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모험자본 투자를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가 많이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모험자본 의무 등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모험자본에는 △중소·중견·벤처기업 발행 증권 및 대출채권 △A등급 이하 채무증권 △벤처투자조합·신기사(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조합 출자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전략산업기금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투자 등을 포함한다. 발행어음·IMA 조달액 중 모험자본 의무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A등급 채권 및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모험자본 공급의무액의 30%까지만 실적으로 인정된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서 발행어음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인수금융, 담보대출 등 기업금융 자산을 발굴하는 역량을 축적해왔다”며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금융상품이 될 수 있도록 IMA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MA를 통해 상품 구조를 세분화하며 기존에 강점을 보유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과의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투자 역량과 벤처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양질의 IMA 2호·3호 상품도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