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협회, 여성의 ‘도효’ 입장 금지 전통 고수…총리배 트로피 ‘G20 출국’ 다카이치 대신 보좌관이 수여

2018년에는 논란이 한층 격화했다. 한 정치인이 도효 위에서 쓰러지자 여성 간호사가 급히 뛰어올라 응급조치를 했다. 하지만 장내에서는 “여성은 도효에서 내려가 달라”는 방송이 수차례 흘러나왔다. 이후 협회 측이 도효에 대량의 소금을 뿌린 사실까지 알려지며 “전통이 사람 목숨보다 우선이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결국 스모협회는 공식 사과문을 내야 했다.
스모는 본래 신 앞에서 힘을 바치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종교 의례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무기를 지니지 않고, 몸에 띠만 두른 채 힘을 겨룬다. 특히 도효는 ‘성역’으로 여겨져 왔고, 여성 출입 금지가 줄곧 유지돼 왔다. 스모계에 정통한 작가 우치다테 마키코는 “도효는 수행의 장소로, 여성이 들어오면 선수에게 사념이 생긴다”는 보수적 인식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피를 멀리하는 관습’이 여성 금지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그러나 시대 변화는 거세다. 언론인 다키구치 다카시는 “아마추어 스모에는 여성 선수가 활발히 활동하고 국제대회도 존재한다”며 “프로 스모에서만 여성의 도효 입장을 막는 것은 전통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스모협회는 다카이치 총리의 도효 입장 가능성에 대해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기존 방침을 유지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스모협회는 2019년 ‘여성과 씨름판에 관한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관심이 집중됐던 11월 23일 프로 스모대회 총리배 트로피는 다카이치 총리가 아닌, 이노우에 다카히로 총리 보좌관이 대신 수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회 개막을 앞둔 11월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상태였다. 여성 총리 시대에 접어든 일본에서 스모계의 ‘금녀 구역’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