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탄탄한 입지에 비해 실적 모호…IB 및 발행어음 인가 여부에 촉각

강성묵 대표는 현재 그룹 내부 핵심 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성묵 대표는 2023년 1월 하나증권 대표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룹 부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강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함께 그룹 회장 숏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강성묵 대표가 3년 동안 이끈 하나증권의 성적표를 보면 앞선 평가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따른다. 강 대표는 2023년 매출 약 12조 2560억 원, 영업손실 366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듬해 매출 12조 6435억 원, 영업이익 1419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3.16% 증가에 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의 지난해 실적에 대해 “피어그룹(비교 기업) 대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의 올해 실적은 앞선 두 해보다 나은 듯 보이나 이를 강 대표의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 금융업계는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6.86%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8352억 원, 117.8%↑), NH투자증권(3913억 원, 107.9%↑), 키움증권(4089억 원, 52.6%↑), 삼성증권(4018억 원, 23.97%↑) 등 복수의 증권사들이 같은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이나 규모 면에서 하나증권보다 우위에 있다.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위험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업에서는 ROE가 핵심 성과 지표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별도 기준 자본 총액 5조 원 이상 9개 증권사의 ROE를 계산한 결과 △키움증권(14.57%) △한국투자증권(11.92%) △삼성증권(9.79%) △메리츠증권(8.25%) △NH투자증권(7.87%) △KB증권(6.88%) △신한투자증권(6.05%) △미래에셋증권(3.84%) △하나증권(3.28%) 순으로 나타났다. 9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이 하나증권보다 낮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이지만, 2개 사 모두 ROE가 하나증권보다 높게 책정됐다.

강 대표는 취임할 때부터 부동산 위주의 IB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여파로 하나증권의 적자 전환을 막지 못했다. 이듬해 강 대표는 IB 강화를 내세우며, 유상증자와 IPO(기업공개), 채권발행업무 등 전통IB를 전담하는 IB1부문과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IB2부문으로 조직을 개편해 날을 세웠다.
결론적으로 강 대표의 조직개편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4월 23일 작성된 보고서에서 “2024년 12월 말 여신성 위험익스포저는 약 5조 2000억 원으로, 우량 부동산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채무보증이 확대됐다”며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는 78%로, 피어그룹 평균(60.7%) 대비 높은 수준으로 투자자산 구성상, 국내외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다”고 사실상 3년 전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재평가로 인한 평가손실로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IPO 사업은 강성묵 대표 취임 이후 상황이 악화했다. 하나증권이 IPO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상장까지 마친 기업은 지난해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면 2건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단 1건도 상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2023년 7건과 대비되는 결과다. 올해 대표 주관 상장에 실패하면, 하나증권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IPO 대표 주관 실적 0건이라는 굴욕을 맞이하게 된다.

하나증권은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를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해 놓은 상태다.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는 자기자본 규모 4조 원 이상인 증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으며, 자기자본의 200% 한도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기업금융 및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할 수 있어 증권사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금융당국이 인가한 초대형 IB 명단에는 하나증권이 제외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키움증권을 초대형 IB로 인가하며 현재 자본 총액 5조 원 이상인 9개 증권사 중 현재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5곳이다.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 신청 순서대로라면 키움증권에 이어 인가가 예정된 증권사는 하나증권이다. 인가 절차는 ‘신청서 접수→외부평가위원회 심사→현장 실사→증권선물위원회 심의→금융위원회 최종 의결’까지 총 다섯 단계로 이뤄지는데, 하나증권은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만 남은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키움증권의 초대형 IB 인가 당시 “종투사 추가 지정의 경우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