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 구속 땐 ‘국힘 해산 심판 청구’ 추진…국힘, 영장 기각 기대 속 대여 강경 투쟁

정 장관 설명이 끝난 뒤, 추경호 의원 신상발언이 이어졌다. 추 의원은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고 대립만 남은 정치 현실이 참담하다”면서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은 보수 정당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 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면서 “특검은 대규모 수사 인력을 반년 가까이 동원했지만,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의원 신상발언을 들은 뒤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나갔다. 투표엔 의원 180명이 참석했다.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가 나왔다. 정족수 과반이 찬성해 ‘추경호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이로서 추 의원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특검에 따르면, 12월 4일 0시 1분 국회는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공지 2분 뒤인 0시 3분 추 의원이 “국회 밖 당사로 집결하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 이 내용은 구속영장 내용에도 포함됐다. 특검은 이를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결정적 행위로 규정했다.
특검은 추 의원이 윤 전 대통령 전화를 받은 뒤 계엄 동조 결심을 굳혔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검은 영장에 “(추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이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통화에서도 계엄 해체 요구를 하지 않았고, 이를 다른 의원들과 공유하지 않아 국회 표결권을 실질적으로 방해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추 의원은 11월 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께 불체포특권을 약속 드렸다”면서 “이번에도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근거와 관련해 “여러 가지 무리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면서 “다분히 정치적 접근, 민주당 주문에 의한 수사 결과를 만들고 꿰맞추기 작업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강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비상계엄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중진 의원 간 만찬 회동에 참석한 내용이 영장에 포함된 점을 짚었다. 추 의원은 “계엄 4일 전인 (2024년) 11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찬을 했고 이것이 ‘계엄 공모 성격 만찬 아니겠느냐’는 일부 의혹 보도가 있었다”면서 “그날 만찬은 우리 국민의힘 중진 의원 몇 분이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한 날”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저는 여의도에서 모 언론사 정치부 팀들과 만찬하고 그게 끝난 후에 (대통령) 만찬 자리 후반부에 잠시 참석해 여러 사람과 함께 있었다”면서 “거기엔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 대통령 비서실 수석 등 여러 분들이 계셨던 걸로 기억한다. 계엄 또는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도 추 의원은 “우리(국민의힘) 의총은 항상 예결위장, 본관 246호를 번갈아가면서 한다”며 “민주당과 늘 번갈아 장소를 사용하는 관행 속에서 운영해 왔다”고 했다. 추 의원은 “의총 장소를 그날 실무진 판단으로 예결위 회의장으로 해서 공지가 나갔는데, 그것을 본회의 참석을 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예결위 회의장으로 공지했다는 내용이 (영장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2024년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요구결의안 표결엔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참석했다.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비상계엄은 해제됐다. 당시 표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부분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국민의힘이 조직적으로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내란에 직접 동조한 정당에 대한 해산 심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이라고 했다.
추 의원 구속이 불발된다면 특검 수사 동력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선거까지 내란 청산 프레임을 활용하려던 여권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무당층에서 ‘내란 피로도’가 축적되는 기류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장작이 없다면 지방선거까지 비상계엄 이슈 파급력이 유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 최수진 의원은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은) 위헌정당 해산 심판부터 시작해서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몰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월 27일 추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여당은 이번에도 힘으로 가결을 밀어붙일 것”이라면서 “이것(추경호 체포동의안)은 단순한 가결이 아니라 이재명 정권 생명을 단축하는 정권 몰락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이 낼 것으로 보이는 ‘12·3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도 추 의원 영장 실질심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월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사과 메시지에 대해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 정권과 의회 폭거를 계속하고 있는 민주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사례처럼 특검이 ‘추측의 추측’을 통해 법리적 근거가 없는 구속영장 청구를 지속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다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건과 맞물려 야권이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가기 위한 결집력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계엄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엔 법적 근거가 상당히 미비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현 정권과 한몸과 다름없는 특검이 무리한 내란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분기점이 추 의원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내란정당 해산 심판’ 시나리오는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추 의원이 구속이 될 경우 국민들은 ‘죄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고, 민주당은 위헌정당 해산 심판 필요성을 더욱 강력하게 부각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되며 민주당이 지방선거 주도권을 가져갈 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 교수는 “추 의원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 국민의힘이 ‘과잉 수사론’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계기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세를 반전하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켜질지 더 떨어질지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