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 적고 안정성 높은 ‘반디’ 개발 중…지상 검증 위한 부지 확보·주민과 협의 풀어야 할 숙제

오늘날 발전에서 사용되는 원자로는 대부분 경수로 방식을 사용한다. 경수로는 발전 방식에 따라 가압수형과 비등수형 경수로로 나뉘는데, 이 중 가압수형이 전체 경수로 중 7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가압수형 경수로는 압력을 가한 물을 냉각재와 중성자 감속재로 쓰는 원자로다. 명칭은 내부 냉각수 순환계통에서 물에 압력을 가해 물이 끓지 않도록 만든 데에서 비롯됐다. 사실 가압수형 경수로는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고, 이를 처음 적용한 것이 미국이 만든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호’였다. 노틸러스호를 통해 가압수형 경수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이를 발전용으로 발전시켜 미국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에 적용했다.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도 방식은 대부분 가압수형 경수로다. 다만 SMR은 기존 대용량 발전 원자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기 출력 300MWe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APR1400 원자로는 전기 출력이 1400MWe에 달한다. SMR은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더 나아가 기존 대형 원전과 비교했을 때 SMR은 부피를 10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안전성도 강점이다. 원자로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의 주요 기기를 하나의 압력용기 안에 배치하기 때문에 연결 배관이 불필요하며, 원전 사고 중 가장 심각한 사고로 꼽히는 배관 파손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국내 개발 중인 i-SMR과 반디
원전 강국인 우리나라는 i-SMR(Innovative Small Modular Reactor) 즉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와 반디(BANDI)를 중심으로 SMR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는 전기 출력 170MWe를 목표로 단계별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인허가 취득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상 발전을 염두에 둔 모델이다. 반면 ‘반디’는 해상용 SMR로 개발되고 있으며 전기 출력은 60MWe로 알려져 있다. 구조에서도 차이가 있다. 혁신형 SMR은 모든 주기기를 하나의 통에 넣는 일체형 구조인 반면, 반디는 하나의 통 안에 원자로 블록과 증기발생기 블록을 넣는 구조로 개발되고 있다. 크기도 차이가 있다. 혁신형 SMR은 모든 주기기를 넣다 보니 높이가 약 30m에 이른다. 반면 반디는 해상 운용에 적합하도록 높이를 15m 수준으로 줄여 개발 중이다.
#한국형 원잠에는 ‘반디’가 적합

#문무대왕연구소, 원잠 개발의 핵심 역할 전망
지난 11월, 주낙영 경주시장은 자신의 SNS에 “감포에 건립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향후 원자력 잠수함 추진체 기술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시 감포읍 일원에 건립 중인 다목적 소형연구로(ARA 연구로) 개발 및 실증 연구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육상 실증을 통해 원자력 추진체 기술의 안정성과 실효성을 검증하는 사업이 이뤄진다. 특히 개발 중인 선박용 소형원자로(AMR)는 향후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낙영 시장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군사용 원자력 추진체를 직접 개발하지 않지만, 현재 개발 중인 SMR은 함정 탑재용으로 전환이 가능한 구조로 평가된다”며 “이 기술이 향후 핵추진 잠수함 추진체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추진체계 검증에 성패 달려
한국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의 핵심은 원자로 자체만큼이나 지상 실증과 검증 과정이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노틸러스호도 건조에 앞서 S2W 원자로를 지상에서 시험했으며, 1년여의 시험 끝에 안전성을 확보하고 잠수함에 적용했다. 이를 위해서는 부지 확보, 환경영향평가, 지역 주민과의 협의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조선소와 잠수함 기지도 원자력발전소에 준하는 방사능 차폐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이 역시 지역사회와의 협의가 요구된다. 한국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성공적 건조를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TF 구성과 국민적 관심 및 지지가 필수적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