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흐름 코스피보다 뚜렷…장기 지수상승 위해선 체질 변화와 제도 개선 필요

다만 코스피에 견줘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코스피도 지난 4월 9일 2284.72로 저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더니 4200선까지 돌파한 후 현재 4100선에서 지수가 오르내리고 있다. 상승률은 80.98%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코스닥이 코스피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11월 11일 884.27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은 5.6% 수준. 코스피는 지난 11월 12일 4150.39를 기록한 뒤 3800~4100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2월 11일 종가 4110.62 기준으로는 되레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최근 코스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천스닥’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코스닥은 2021년 1월 1000선이 무너진 이후 ‘천스닥’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내년 1분기 코스피보다 아웃퍼폼(기대치보다 높은 성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닥은 전통적으로 1분기 정책자금이 집행되면서 강한 모습인데, 내년에 예상되는 자금 집행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소속 기업들에 대한 실적 전망치가 많이 없어 이들 기업의 실적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만약 실적까지 받쳐주면 더욱 강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주도 업종인 바이오 기업의 가파른 상승세도 ‘천스닥’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반도체였다면 요즘에는 바이오”라면서 “그런데 바이오 비중이 큰 곳이 코스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바이오 테마주들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데 계속 폭등세가 유지되면 (상대적으로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좋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알테오젠(바이오) △에코프로비엠(2차전지) △에코프로(2차전지) △에이비엘바이오(바이오)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리가켐바이오(바이오) △코오롱티슈진(바이오) △펩트론(바이오) △HLB(바이오) △삼천당제약(바이오) 등이다. 이 가운데 7개 종목이 바이오 관련주다.
코스닥 바이오 기업 가운데 최근 급등 종목이 다수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11월 12일~12월 11일)간 급등한 상위 종목을 보면 바이오 회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바이젠셀은 3130원에서 1만 5210원으로 385.94%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티앤알바이오팹(142.55%), 이뮨온시아(138.45%), 에스피지(128.44%) 등 순으로 5위 내에 오르며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의 단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유안타증권도 지난 12월 9일 리포트를 통해 ‘산타랠리’ 흐름이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뚜렷이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 ‘월바뀜 효과(Turn of the Month)’가 코스닥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산타랠리는 월말·월초 유동성 집중으로 수익률이 단기에 움직이는 월바뀜 효과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산타랠리는 코스닥 시장에 훨씬 적합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코스피는 2000년 이후 12월 산타랠리 발생 확률(Hit Ratio)이 약 40%에 그치는 반면 코스닥은 76%에 달한다.
장기적으로 지수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체질 변화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 다수는 중소기업 마인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요인은 코스닥 시장이 외면받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의 신뢰회복을 위해 관리 감독 당국이 나서서 주주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코스닥이 규모 확장에 더딜 수밖에 없는 점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코스닥에서 성장한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서 코스닥 지수 상승에 힘을 빼는 경우가 많다. 최근 알테오젠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전상장을 결정하면서 코스닥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알테오젠의 시총은 25조 원 수준으로 전체 코스닥 시총의 5%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1997년 출범했다. 코스피 시장은 대기업, 중견기업 등 규모가 크고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우량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코스닥 상장 조건이 코스피보다 느슨하다. 코스피의 경우 자기자본 300억 원, 100만 주 이상이다. 수익성의 경우 최근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 원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반면 코스닥은 자기자본 30억 원, 매출 최근 200억 원 이상이면 상장에 도전할 수 있다.

정부의 코스닥 부양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이 소규모 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만큼 정부로서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정부도 최근 코스닥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종합투자계좌(IMA) 신규 사업 인가를 내준 금융위원회는, 중소·중견·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코스닥 시장을 거론했다. 증권사가 IMA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다. 이런 자금이 코스닥 기업에 흐르면 코스닥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신규사업 인가 대상 증권사들에게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정보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실제 가시적인 자금 흐름도 관찰된다. 연기금은 11월 25일부터 12월 8일까지 10거래일 사이 코스닥에서 170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