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주가조작범’ 이정필의 상폐 위기 회사 인수 시도…권오수 재판엔 출석, 본인 음주운전 재판엔 불출석 ‘기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이 이준수 씨에 대한 수사를 적절히 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뒤 2021년 7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팀을 재편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2021년 10월~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조작 주포(총괄기획자), 선수 등을 기소했다.
당시 이준수 씨는 검찰 조사를 한 차례 받은 뒤 잠적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씨 소재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 씨에 대한 수사를 일시 중단했다. 이 씨는 권 전 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2022년 10월 14일 출석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서울중앙지검은 이 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반면 이준수 씨와 마찬가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시기(2009년 12월~2010년 10월) 선수로 참여했던 A 씨는 2022년 기소됐다. 결과적으로 A 씨는 무죄 판결을 받긴 했다. 주가조작 1차 시기로부터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였다.
A 씨 판결문엔 이준수 씨 이름도 나온다. A 씨 판결문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시기 주포) 이정필 씨는 권오수 전 회장으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급을 요청받고 A 씨와 이준수 씨 등에게 주식 매수 대금 30%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는 등 방법으로 대가를 약속하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급을 의뢰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인위적으로 매수했다”고 판시돼 있다. A 씨와 이준수 씨가 비슷한 역할을 맡았는데 A 씨만 기소된 셈이다.

최 변호사는 김 씨와 이 씨가 최근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최 변호사는 이 씨가 2024년 10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경찰 조사에서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 받은 걸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실제로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수사 때문에 지인들을 만나지 않았는데 사건이 잘 마무리돼서 오랜만에 지인들 만나서 과하게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준수 씨가 도이치모터스 수사 때문에 지인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진술 내용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준수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재판이 한창이었던 2021년~2022년 1차 주포 이정필 씨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이정필 씨는 코스닥 상장사 아리온테크놀로지를 2016년 12월 인수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다가 2020년 8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아리온테크놀로지는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2020년 12월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회생 관리인은 대표이사였던 이정필 씨였다. 아리온테크놀로지는 회생 절차 일환으로 2021년 1월 유상증자를 통한 공개매각에 나섰다.
이준수 씨가 대표자로 나선 컨소시엄은 2021년 5월 아리온테크놀로지 공개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2021년 6월 본계약을 맺었다. 유상증자 인수대금은 총 81억 원이었다. 이준수 씨가 이정필 씨 회사 아리온테크놀로지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던 셈이다.
하지만 이정필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아리온테크놀로지 회생 절차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정필 씨는 2021년 10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정필 씨는 2021년 11월 검거된 뒤 2021년 12월 구속기소됐다. 아리온테크놀로지 회생 절차는 2021년 11월 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공개매각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정필 씨는 2022년 4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구치소에서 풀려난 이후 이준수 씨와 다시 소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필 씨와 이준수 씨는 이준수 씨가 대표자였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한 기업인에게 투자금을 상환하겠다는 확인서를 2022년 6월 써줬다. 이정필 씨와 이준수 씨는 확인서에 지장도 찍었다.
이준수 씨 행적은 기묘하다. 이준수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이뤄지던 2022년 4월 서울 강남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준수 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2022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준수 씨는 음주운전 재판에도 모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이준수 씨 소재를 찾아달라고 2022년 10월 경찰에 요청하고 2022년 12월 독촉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준수 씨는 2022년 10월 권오수 전 회장 등 재판에는 증인으로 출석했으면서 자신이 피고인인 음주운전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이준수 씨는 2023년 5월 음주운전으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2022년 4월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준수 씨는 음주운전 판결 두 달 후인 2023년 7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재판 1심엔 성실히 임했다. 이후 이 씨는 2024년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 측 항소로 2024년 12월부터 항소심이 진행됐다. 이 씨는 항소심 과정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이에 이 씨 없이 항소심이 진행됐고 지난 9월 검찰 측 항소 기각 판결이 선고됐다.
한편 이준수 씨는 특검팀에 검거되기 전인 지난 11월 14일 네이버 블로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가 최근 삭제했다. 이준수 씨는 “저는 도이치 관련자들이 질이 좋지 않다고 알고 있어서 김건희 씨한테 계속 팔라고 종용한 사람”이라며 “일방적인 여론몰이 희생자가 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블로그 글에서 주장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