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경기 관중 몰리지만 인쿠시 성장통 겪는 중…최강야구 출신 선수들도 고전

인쿠시는 지난해(2025년) 12월 8일, 대전 정관장의 아시아 쿼터 자원으로 영입됐다. 수개월 전 그는 2025-2026 V리그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했으나 구단들의 외면을 받아 입단에 실패한 바 있었다.
입단 이후 약 열흘 만인 12월 19일 데뷔전을 치른 뒤 출전 경기 숫자를 늘려가는 상황, 정관장의 홈구장인 대전충무체육관에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연속으로 홈경기가 열린 1월 1일과 4일, 경기장은 매진을 기록했다. 이전 인쿠시가 출전한 수원과 화성 원정에서는 더 많은 관중이 들어찼다.
일각에서는 '인쿠시 신드롬'으로 불린다. 출전하는 경기마다 많은 관중을 유치하고 있다. 앞서 방송사 MBC는 연말 연예대상에서 김연경과 인쿠시를 묶어 '베스트 커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장 위 인쿠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입단 이후 매경기 코트를 밟고 있다. 새해 들어 열린 3경기에서 각각 13득점, 16득점, 18득점을 차례로 기록해 공격에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반면 수비력은 아쉬움을 남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당시부터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이다. 8일 열린 IBK 기업은행과 경기에서도 수비 장면에서 코칭스태프에게 지적을 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연이은 실점 이후 공격에서도 실수를 범하자 곧장 교체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리시브는 12회 시도해 1개만을 성공시켰다.
인쿠시는 직전까지 대학에 다니던 2005년생 어린 선수다. 사실상 V리그 신인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문제는 그가 아시아 쿼터로 영입된 선수라는 것이다. 인쿠시에 앞서 정관장의 아시아 쿼터로 선택을 받은 이는 태국 출신의 위파위다. 위파위는 현대건설에서 뛰던 시절 팀 통합 우승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아시아 쿼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김연경의 '필승 원더독스'에서 활약하다 인쿠시보다 먼저 V리그 무대로 돌아온 이나연은 복귀 직후 안정적 활약을 펼쳐 대조를 이룬다. 2024년 여름 은퇴를 선언했던 이나연은 예능 나들이, 실업무대 활약 이후 2025년 10월 인천 흥국생명의 부름을 받으며 프로에 복귀했다. 기존 세터진의 부상을 틈타 빠르게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았다.

스포츠 예능의 전성시대다. 종목을 막론하고 다양한 시도가 나온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스포츠 스타를 앞세워 경기장에서 땀 흘리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방영기간 약 2개월, 8회분 방영이 예정됐던 규모가 크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5%를 넘기고 화제성 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팀의 최종 목표는 프로팀 제8구단이 되는 것'이라는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최종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모양새이지만 팀에서 프로 선수를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앞서도 이 같은 사례는 있었다. 근래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는 방영 이래 매 시즌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목 받는 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스타 선수들이 팀을 결성해 아마추어 또는 독립리그 팀과 경기를 치르는 프로그램이다. 팀에는 은퇴 선수 이외에도 소수의 대학 또는 독립리그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 또한 대중 친화적인 프로그램에 먼저 얼굴을 비췄기에 프로 유니폼을 입고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프로 무대에선 고전하는 예능 스타들
한화 내야수 황영묵은 최강야구 출신 선수 중 KBO리그에서 가장 활발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다. 황영묵은 데뷔 시즌인 2024시즌 123경기에 나서 349타수 105안타 3홈런 35타점 타율 0.301을 기록했다. 규정타석(446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신인으로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2년 차인 2025시즌에는 출전 기회가 다소 적어졌고 기록도 하락했다.
투수 자원 중에는 롯데 정현수가 가장 돋보인다. 2024시즌 18경기(23.2이닝)에 나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듬해 82경기(47.2이닝)에서 2승 12홀드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했다.
이들 외에 키움 내야수 고영우, 외야수 원성준 등을 제외하면 1군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긴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키움은 신인급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 팀이다. 고영우는 첫 시즌 100경기에 가깝게 출전했으나 2025시즌에는 1군과 2군을 오갔다. 육성선수로 입단한 원성준 또한 1군 출전이 많지는 않았다.
최강야구를 거쳐 KBO무대를 밟은 이들 중 1군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이들도 있다. 일부는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이다. 결국 프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은 인물도 있다.
예능 무대에서의 눈길 끄는 활약이 프로 무대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과거에도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턴오버(웹예능)' 등 선수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은 존재했다. 많은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스포츠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 구단의 스카우트 시스템이 발전하고 에이전트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과거보다 선수들이 뒤늦게 성공하는 사례가 적어지고 있다"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대부분 아마추어팀이나 프로 2군 등을 상대한다. 출연하는 선수들이 돋보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 1군의 벽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꼭 1군에서 자리를 잡고 국가대표가 되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다. 도전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향후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