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결혼 앞두고 시체육회 종목 단체장들과 릴레이 면담…사격연맹 간부 민원 청취는 ‘신도 당비 대납’ 사건 발단

최근 공천 헌금 의혹 파문이 불거진 후 체육계에선 김 시의원이 문체위원장 재직 당시 일어났던 일이 회자되고 있다. 김 시의원 장남은 2025년 8월경 서울 강남구 소재 5성급 호텔에서 결혼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김 시의원은 서울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민원 청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과 직접 면담한 제보자는 “서울시의회 문체위에서 전화가 왔다. 김경 위원장과 면담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이 종목단체별 민원 청취를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20분 간격으로 미팅 스케줄이 잡혀 있던 걸로 기억한다. ‘릴레이 민원청취’였던 셈”이라고 전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회 문체위원장이 직접 만나자는데, 거기다 대고 ‘저는 만나지 않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 단체 관계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와 제보 등을 종합하면, 김경 시의원은 종목단체 관계자들에게 “(특정 종목이)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서울시에서 3억 원을 지원해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앞서의 제보자는 “김 시의원이 처음에는 민원을 쭉 들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아들 결혼식 일정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김 시의원이 ‘시간 되면 식사하러 오시라’고 말했고, 나갈 때가 되니 민원 청취 자리에 배석했던 인사가 ‘시간 되면 꼭 오시라’는 말과 함께 청첩장을 건넸다”고 했다.

“김경 시의원 장남 결혼식은 5성급 호텔 행사장이 꽉 찰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서울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현장엔 김민석 국무총리 명의의 화환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 축하기가 여럿 서 있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직을 이용해서 체육단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 주면서 오라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울시 산하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민원 청취 목적으로 불러놓고, 장남 청첩장을 준다는 것은 결국 축의금이나 화환을 받으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김 시의원과 만난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김 시의원은 2025년 9월 말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 당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은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혹 발단이 된 녹취도 서울시 사격연맹 간부의 민원 청취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1월 12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경찰은 김 시의원 사무실에서 PC 2대를 조사했다. 그중 1대의 하드디스크에서 2025년 10월 8일 포맷한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비 대납 의혹’ 직후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나머지 PC 1대엔 하드가 아예 없었다. 사무실에서 발견된 외장하드엔 장남 결혼사진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신문은 서울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고위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배부했는지 여부를 질의하려 김경 시의원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