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년 연속 감소에 13조 수주 계약 취소…올해 실적 반등 실패 땐 연임 불투명

이후 실적은 성장보다 후퇴하는 추세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을 해 설립한 LG엔솔의 연매출(연결 기준)은 2021년 17조 8519억 원, 2022년 25조 5986억 원, 2023년 33조 7454억 원으로 계속 상승했다. 하지만 김 대표 취임 이후인 2024년 25조 6195억 원으로 하락했고, 지난 9일 발표된 2025년 잠정 매출은 23조 6717억 원으로 더 줄었다. 분기별로 보면 두 번의 적자 기록도 발생했다. 2024년 4분기 2255억 원, 2025년 4분기 1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동명 대표가 강조한 ‘압도적 고객 충성도 확보’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20일 열린 ‘제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4년간 연평균 28%의 수주 잔고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24년 기준 약 400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13조 원 규모의 수주 계약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7일 포드와 맺었던 9조 6000억 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됐고, 한 주 뒤인 26일에도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와 맺었던 3조 9000억 원 규모 계약도 해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차전지 업계 글로벌 1위인 중국기업 CATL은 업계 2위인 LG엔솔과 격차를 벌리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엔솔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중국 시장 제외)은 2024년 24.6%에서 2025년 20.9%로 하락했다. 반면 CATL은 같은 기준 2024년 26.8%에서 2025년 29.2%로 상승했다. 두 기업의 격차가 1년 만에 2.2%포인트에서 8.3%포인트로 벌어졌다.
임기 만료(2027년 3월 19일)까지 1년 2개월 남은 김동명 대표가 올해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할 경우 대표직 연임 가능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온은 지난해 10월 이용욱 SK실트론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해 기존 이석희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SDI는 이보다 앞선 2024년 11월 최주선 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교체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엔솔의 올해 1분기 전망도 다소 부정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테네시주 공장 가동이 이달(1월) 5일 일시 중단된 여파가 크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의 전기차 전략이 보수적으로 변경되며, 얼티엄셀즈 공장이 상반기 셧다운이 예상돼 GM향 배터리 출하가 감소할 것”이라며 “당초 1102억 원 규모의 1분기 영업손실 전망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이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올해 매출을 19조 9150억 원으로 낮춰 예상했다.
목표 주가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2일 LG엔솔 목표 주가를 58만 원에서 41만 원으로 무려 17만 원 낮춰 책정했다. 다올투자증권(60만 원→50만 원), 삼성증권(48만 원→42만 원), 신한투자증권(56만 원→51만 원), 한화투자증권(57만 원→50만 원), 흥국증권(54만 원→48만 원) 등도 목표 주가를 낮췄다.

다만 미국과 중국 업체가 사실상 장악한 ESS 환경이 높은 벽으로 진단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인 ‘인포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글로벌 ESS 출하량은 286.35GWh로,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양광전력, 비야디가 1~3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ESS 생산량은 46.7GWh로 집계됐는데, LG엔솔의 미국 미시간주 공장 ESS 생산량(삼성증권 분석)은 4GWh에 그쳤다.
이차전지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 테슬라가 꽉 잡고 있는 ESS 시장만으로 실적을 개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LFP 배터리는 이미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크기에 우리 정부에서 중앙 입찰 등을 통해 배터리 3사를 지원하는 방식 외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