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주·TK로 통합 논의 번졌지만 정부 지원안에 ‘사탕발림’ ‘실망’ 반발…빗겨있는 강원·충북은 “특정 지역만 특혜 반대”

그런데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정부가 광역 통합을 ‘정책 패키지’로 끌어올리면서, 통합 논의가 지역의 선거 공약이 아닌 중앙정치 의제로 출발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지원안과 관련해 “이번에 통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대규모로 지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먼저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각각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안이 ‘숫자’로 명시된 것인데 지역 정치권의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대전·충남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즉각 반발했다.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역 행정통합 인센티브안을 밝히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한마디로 우는 아이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반응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오늘 발표는 포괄적이고 대통령 의지에 비해 상당히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통합을 선거 공약으로 밀어붙이려면, 지원금보다 권한·재정의 구조적 이양이 법적으로 더 선명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로 풀이된다.

특별법 발의는 1월 말 민주당 당론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본회의 상정과 의결은 2월 임시국회(2월 28일 종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은 불씨가 다시 살아난 국면이지만 이번엔 절차와 설계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과거 청사·관할권 문제로 반발이 컸던 만큼, 복수 청사와 기능 분산 같은 ‘상생 설계’가 핵심 변수다. 2020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동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최근 대구일보에 “행정안전부도 (통합특별시의) 복수 청사 소재지를 외국의 사례 등을 확인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충남, 광주·전남, 두 지역에 대한 정부의 파격 지원 계획은 타 지역에 대한 반발을 사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행정통합이 특정 지역에 대한 일방적 특혜 부여로 귀결돼선 안 된다”고 했고, 김진태 강원지사는 “인센티브로 4년간 20조 원을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데 이는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통합론이 해당 지역의 선거 이슈를 넘어 비수혜 지역의 반발까지 끌어안는 전국 쟁점으로 번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6·3 지방선거 전 ‘실제 통합 행정체계’가 완성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 처리 이후에도 통합단체장·통합의회 구도, 조직·인사·재정·사무 이관 같은 ‘실행 설계’가 연쇄로 따라붙기 때문이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아시아타임즈에 “선거가 6개월도 안남은 상황에서 광역단체 통합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의 성사 여부와 별개로, 이번 지방선거판은 ‘통합 추진 대 졸속 반대’ 프레임 속에서 공천과 연대, 지역 여론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