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코치 선임 발표, 재린 스티븐슨 귀화는 법무부 절차 대기 중

앞서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니콜라이 마줄스 감독이 선임됐다. 농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첫 외인 감독이었다. 라트비아 출신의 마줄스 감독은 자국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조지아, 러시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에 더해 라트비아 연령별 대표팀 지도 경력도 있다.
마줄스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는 김성철 코치가 정해졌다. 2013년부터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안양 KGC 인삼공사(현 정관장)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경희대학교 코치를 거쳐 2023년까지 원주 DB 수석코치를 맡았다.
앞서 대표팀은 안준호 감독 시절인 2025년 8월, 카타르와 레바논을 연달아 누르고 아시아컵 8강에 진출해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진 전희철 임시 감독-조상현 코치 체제는 월드컵 예선 경기 중국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 기대감을 높였다.
마줄스 감독-김성철 코치 체제는 2월 26일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경기 대만 원정에서 첫 선을 보인다. 삼일절에는 일본과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후 대만과의 홈경기, 두 번째 한일전은 7월이다. 9월에는 아시안게임이 기다린다.
마줄스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대표팀은 그간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예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현중, 여준석 등 '황금 세대'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대표팀의 피지컬 경쟁력은 아쉽다. 이에 마줄스 감독도 목표 달성을 위해 귀화 선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목표를 이루려면 모든 것을 다 동원해야 한다"면서 "필요한 것은 채워야 한다. 귀화 선수가 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KBL 무대에서 혼혈귀화선수로,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문태종의 아들인 재린 스티븐슨(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귀화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2023년 1월 추일승 감독이 귀화 제안을 건넸으나 별다른 진행 상황이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한체육회의 심의를 넘어 법무부 승인만이 남은 상태임이 알려저 화제를 모았다.
재린 스티븐슨은 주로 파워 포워드 포지션을 맡지만 대표팀에 부족한 피지컬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 받는다. 대표팀 핵심 빅맨으로 나서는 하윤기(203.5cm)보다 신장이 크다(208cm). 미국 대학무대에서 활약하며 큰 선수들을 상대한 경험도 많다. 또한 귀화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현재 상황에서 비교적 쉽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2018 평창 올림픽을 전후로 다양한 종목에서 특별귀화로 태극마크를 다는 외국 출신 선수들이 많았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농구 대표팀 최초의 특별귀화 선수인 라건아가 대표팀에 합류한 때도 같은 시기였다.
하지만 이후 특별귀화 절차는 까다로워지는 모양새다. 당시 귀화를 했던 이들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고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자국으로 복귀했다. 이에 앞서 여자농구에서는 특별귀화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가 위조 또는 변조됐던 사건이 발생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가 법무부의 조건을 더욱 높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자농구는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키아나 스미스의 특별귀화를 추진했으나 법무부 면접을 뚫어내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꿈으로 부풀었던 스미스는 결국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는 농구 국가대표팀이 재린 스티븐슨의 귀화 성공으로 변화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