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수도권과 같은 지역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표 분산’이 사라져 민주당이 여권 성향의 표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조국 대표가 가진 불공정의 이미지가 민주당에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 대표의 부정적 이미지가 민주당에 전이될 경우에는 공정성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기 힘들게 될 수 있다. 또한 조국 대표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입시의 공정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
그런데 이들 학부모 세대는 민주당 지지의 주력 세대인 4050 세대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민주당의 탄탄한 지지층 중 일부를 잃을 수도 있다. 더욱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를 촉진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상대 진영의 합당이라는 위기감이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합당의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합당하지 않았을 때보다 불리한 선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민주당 내 권력 지형에 대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정청래 대표는 부인하지만, 현재 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은 민주당 내에서 친명과 친청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농담’에서도 이런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는 1월 19일 청와대 만찬에서 회동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이냐”고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농담이지만, 정청래 대표의 언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친명과 친청의 갈등은 합당 추진 과정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을 공식화하기 직전, 최고위 회의에서 친명 성향의 최고위원들은 합당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들은 “지방선거 이전에 합당하면 민주당 지분을 일부 내줘야 하는데 전략적 실익이 전혀 없고, 보수 결집 우려도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 한다고 해석했기 때문에 합당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정청래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 내 주류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지지 덕분에 당 대표직에 오를 수 있었는데, 바로 이런 배경에서 정 대표가 추진하는 ‘1인 1표제’를 재선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분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즉, 당 대표 재선을 위해 ‘1인 1표제’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친문 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통해 당 대표 재선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그동안 당원 주권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이번 합당 제안은 당원은 물론 원내 지도부조차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당원 주권을 강조한다면 당연히 이런 합당 문제는 당원들의 의견을 먼저 묻고 나서, 그 이후 합당 제안을 했어야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런데 이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하니, 본인의 주장을 스스로 뒤엎는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정 대표가 일종의 정치적 모험을 감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모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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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