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기업이 헤매면 행정은 실패한 겁니다” 김동연 지사가 말했다. “이 기업은 수출금융, 이 기업은 통관‧인증, 오늘 안에 담당부서 연결하세요” 지난해 8월 20일 달달버스의 첫 번째 방문지인 평택에서다.
지난해 8월 20일 평택항마린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수출기업 관계자 현장간담회에서 김동연 지사가 기업의 민원을 듣고 즉석에서 피드백을 내렸다. 사진=경기도수출 중소기업 대표들이 “환율이 올라 물류비와 인증 비용이 같이 올랐다. 지원 제도는 있는데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출 지원이 서류 중심이라 현장에서 잘 안 와 닿는다”라고 하자 김동연 지사는 즉석에서 지시를 내렸다. 기업들은 간담회 이후 “경기도에서 정말 연락이 왔다. 공무원들이 바로 움직였다. 우리가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책 설명, 업적 자랑이 아닌 기업이 ‘도지사를 사용하는 자리’였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행정과 연결됐고 원하던 것을 얻어 갔다. 이렇게 달달버스는 ‘해결사 김동연’을 싣고 달렸다.
1월 23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달달버스를 타고 떠난 민생경제 현장투어는 지난해 8월 20일부터 평택에서부터 올해 1월 28일 구리까지 5개월간 도내 31개 시군을 모두 찾았다. 기록적인 여름 폭염부터 매서운 한파의 겨울까지 투어는 이어졌다. 이동 거리만 약 3,200㎞, 만난 도민은 총 6,400여 명에 이른다.
김동연 지사는 투어에 앞서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겠다”라고 다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단순한 방문이나 간담회가 아닌 현장에서 민원을 듣고, 즉시 방향을 정하고, 실제 변화로 연결하는 ‘경청→소통→해결’ 방식이 구현됐다.
■ 달려간 곳마다 달라졌다…300여 건의 건의접수. 70% 정도 완료·추진 중
민생경제현장투어 기간 동안 김동연 지사는 지역마다 다른 현안을 듣고,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수원시가 고민하는 북수원 지역 활용 문제, 평택 수출기업의 애로, 양주시에서 만난 청년들의 고민, 남양주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의료 공백, 의정부의 평화 공간, 시흥의 바이오클러스터까지 ‘달려간 곳마다 달라지는 변화’가 시작됐다.
9월 12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기 북수원 TV 마스터플랜 현장 설명회. 사진=경기도28일 기준 경기도 집계 결과 민생경제 현장투어 중 나온 약 300건의 건의 가운데 약 70% 정도가 완료됐거나 현재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정이었던 지난해 8월 20일, 달달버스를 타고 평택항 마린센터로 달려간 김동연 지사는 당시 미국과의 관세 문제로 우려가 깊었던 자동차·부품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중소기업이 각종 지원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원 문턱을 낮춰달라”고 요청했고, 경기도는 불과 8일 만인 8월 28일 현장 수요 맞춤형 관세피해 기업 지원 대책을 내놨다.
도내 관세 피해기업을 위한 특별경영자금 지원 대상을 기존 수출중소기업에서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각종 수출지원 사업 공고 시 전년도 수출액 제한 요건을 없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8월 26일 양주시 청년센터 청년 창업자 간담회에서 김동연 지사가 양주 불곡산 숲길이 그려진 손수건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경기도지난해 8월 26일 양주시 청년 창업자 간담회에서는 온라인 판매, 제조, 기술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대표들의 건의가 잇따랐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기술력 중심의 대출·보증 방식 검토 △채용 인건비 지원 강화 △중앙정부 지원과의 중복 제한 재검토 등을 간부들에게 지시하며 “오늘 나온 이야기는 반드시 다시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경기도는 담보나 3개월 매출실적이 없어도 기술력이나 잠재력으로 대출이나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청년 창업 더 힘내GO 특례보증’을 신설해 9월 말부터 시행했다. 또 중앙정부와의 중복제한 사업 업무처리 지침을 개정하고 창업자가 지역인력 채용 시 고용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건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남양주 호평평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동북부 공공의료원(남양주) 설립 현장 설명회에서 인사말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8월 27일 남양주시 민생경제 현장투어에서는 왕숙지구 내 지방도383호선의 도로구역 변경을 건의했다. 지방도383호선이 카카오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검토 부지를 지나고 있어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로구역 변경은 카카오 등 앵커기업의 적기 착공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 이후 경기도는 남양주시, LH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12월 말 지방도383호선 도로구역 변경 결정을 고시해 올해 착공이 가능하게 됐다.
12월 4일 양평에서 열린 국지도 98호선 양근대교 확장공사 주민설명회에서 김 지사는 “차질 없이 준비해 내년 2월에 착공하겠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들어가는 예산도 이미 정부, 양평군하고 합의를 봤다. 양평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습 정체를 빚었던 양근대교는 김 지사의 약속대로 2월 말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도 전역 생협에서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도록 명문화(안양) △의용소방대 정기교육 주말 신설(시흥) △기술경연대회 경비 남부와 북부 동등 분배(연천) 등 다양한 도민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실현됐다.
■ 양주에서 깨끼춤 추고 한탄강에서 참게 옮기고…달달버스를 타고 만난 사람들
김동연 지사는 달달버스를 타고 달려가 전통시장 상인, 청년 창업가, 청소년, 어르신, 자원봉사자, 기업인, 예술인, 장애인 등 각계각층의 도민을 직접 만났다.
양주 별산대놀이 춤동작을 배우고 있는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지난해 8월 26일 김동연 지사는 양주에서 양주별산대놀이 이수자인 박진현 씨로부터 대표 춤동작인 깨끼춤을 직접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춤동작을 따라하던 김 지사는 “간단한 동작도 이리 어려운데, 도정을 살피는 일은 얼마나 어렵겠느냐”는 박 이수자에게 “이게 훨씬 더 어려워요”라고 답하며 전통을 계승하는 청년 예술인들을 응원했다.
같은 날 양주에서는 달달버스 첫 도민 탑승자가 나왔다. 경기북부장애인 복지종합지원센터(북부누림센터)에서 만난 도담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었다. 도담학교는 지체, 지적, 자폐성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기관이다. 아이들과 미술체험을 한 김동연 지사에게 엄마들이 “달달버스를 타보고 싶다”고 하자 김 지사가 흔쾌히 받아들이며 함께 버스에 올랐다. 김 지사는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을 소개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서 잘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탄강에서 청년 어부와 참게를 잡는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10월 14일 한탄강에서는 청년어부와 함께 참게를 들어 올리며 내수면 어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은범 씨는 직접 잡은 물고기로 밀키트를 제작해 온라인 판매하고,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인기를 끌고 있는 청년어부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김 씨의 고깃배 ‘왕건1호’에서 어획한 참게를 자동차로 옮겨 실은 김 지사는 어민들의 만선을 경기도가 든든하게 뒷받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두천에서는 노점 할머니께 비상금을 건넨 선행으로 화제가 된 옥현일 군을 만났다. 옥현일 군은 폭염 속에서 노점상 할머니에게 비상금 3만 원을 건네고 콩 한 봉지를 받은 사연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동두천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달달버스에 탄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김 지사는 현일 군에게 표창을 수여하며 “옥현일 군이 도운 할머니가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다. 수많은 옥현일 군이 동두천중에 있다고 본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즉석에서 학생들에게 달달버스 탑승을 권유했고, 학생 20여 명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순식간에 ‘만원 버스’가 됐다.
김 지사가 “이 버스는 도민 누구나 올라탈 수 있는 버스다. 여기서 도민들을 만나 상담도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자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남녀공학으로 바꿔주세요!”라고 외치는 등 유쾌한 대화를 이어 나갔다.
평택 포승읍 무더위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난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이 밖에도 김 지사는 평택 포승읍의 무더위쉼터에서는 어르신들과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눴고, 통복시장에서는 장을 보며 상인들과 소통했다. 남양주 호평동 무료급식소에서는 식판에 음식을 담아 어르신들 테이블로 나르는 배식봉사를, 시흥에서는 추석맞이 취약계층 반찬 나눔 활동을 펼쳤다. 성남에서는 자활근로자들과 함께 세탁물을 정리하고, 분식 사업단에서 김밥을 나누며 처우 개선과 제도 보완을 약속하는 등 도민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8일 구리시에서 진행된 마지막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마친 후 “31개 시군을 달리면서 받았던 여러 가지 현안 문제들을 현장에서 해결했고, 남은 부분들도 빠른시간 내 최선을 다해 해결하도록 하겠다”면서 “2월에는 다른 형태로 달달버스 시즌2를 구상 중이다. 잘 만들어서 도민들과 경기도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