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지명 후 불확실성 부각, 외국인 매도세…롤러코스터 장세 당분간 지속 전망

코스피 흐름을 세부적으로 보면 이번 주 첫 거래일인 2월 2일 월요일에는 5.26% 하락한 4949.68로 장을 마무리하면서 5000선이 무너졌다. 장중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3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6.84% 급등한 5288.08로 거래를 마감했다.
4일에는 1.57% 상승한 5371.10으로 변동폭이 축소되는 듯했지만, 5일에는 3.86% 급락한 5163.57로 거래를 마치면서 다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6일에는 장중 한때 5%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다만 이후 낙폭을 만회하면서 1.44% 내린 5089.14로 거래를 마감하며 5000선을 사수했다.
하락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지난 2일 2조 5168억 원을 순매도한 이후 4일 9413억 원, 5일 5조 108억 원, 6일 3조 3226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순매수에 나선 것은 3일 하루로 매수 규모는 7038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의 모호한 정체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현지시각)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 후보자가 금리 인하 정책을 시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통화 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라는 것이다.
지명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 NBC뉴스 인터뷰에서 “워시도 어쨌든 금리를 내리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만약 그가 ‘나는 금리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면 그는 그 자리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워시 후보자의 ‘스탠스’에 의문을 갖고 있다. 실제 그를 ‘매파’로 분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케빈 워시 후보자는 통화 양적긴축(QT)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양적완화 정책(QE)인 금리 인하를 동시에 주장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자의) 다소 모호한 정책 인식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의 성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필규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원은 “매파 성향의 인물로 알려진 워시 후보자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자본시장이 불확실성에 놓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케빈 워시 후보자 지명이 ‘트리거’가 돼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코스피의 방향성에 워시 후보자 이슈가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케빈 워시 후보자가 의장이 된다면 QT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월 29일 96.28에서 지난 4일 97.62로 1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곳은 비트코인이다. 8만 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워시 후보자 지명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2월 6일 6만 4000달러 선까지 밀린 상황이다.
케빈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그의 통화 정책 방향이 드러날 때까지는 미국발 변동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청문회는 통상 지명 후 한두 달 사이에 열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청문회가 개최되기까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상승 피로감도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5371.1을 기록한 이후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하면서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 비중의 약 3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16만 94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이틀 연속 하락하며 15만 8600원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도 1월 30일 사상 최고가 93만 1000원을 기록한 뒤 83만 9000원까지 하락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