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실차 손실’로 줄어든 보험수익 회복 절실…마진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에 속한 생보사 중에서 신한라이프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9% 감소한 5077억 원, KB라이프는 9.4% 감소한 244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동양생명(1244억 원)과 ABL생명(891억 원)은 각각 60.4%, 14.9% 감소했고, NH농협생명(2155억 원)도 12.4% 줄었다.
국내 손해보험사 빅5(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회사별로 삼성화재(2조 203억 원)가 2.7%, 메리츠화재(1조 6810억 원)가 1.7%, DB손해보험(1조 5349억 원)이 13.4%, KB손해보험(7782억 원)이 7.3%, 현대해상(5611억 원)이 45.6% 줄었다.
투자수익이 늘어났지만 보험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생보사(22개)의 총 투자수익은 2조 77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손보사(31개)의 총 투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4% 늘어난 3조 8760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생보사 총 보험수익(3조 6082억 원)은 전년 대비 20.9% 감소했고, 손보사 총 보험수익(4조 9789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자동차보험 관련 과잉 청구, 자연재해 등 보험금 지급액이 변동되는 요인들이 매해 발생했다”며 “장기보험금 예실차 손실이 최근 확대된 것도 보험손익이 악화된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지급한 보험금의 차이다. 예실차가 마이너스(-)라면 예상보다 많은 보험금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의료파업 종료 후 병원 진료와 보험금 청구가 많아졌고, 독감 등 호흡기 질환 유행도 겹쳐 예실차 부문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6개 주요 보험사의 지난해 예실차(개별 기준)를 합산한 금액은 -1조 11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461억 원) 대비 손실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의 월간보험통계에서는 손보사 16개사의 보장성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지난해 연초 1조 397만 건에서 11월 말 1조 426만 건으로 증가했다. 생보사 21개사의 보장성보험 보유계약 건수도 지난해 연초 6260만 건에서 6284만 건으로 늘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 상품이 신계약 CSM(보험서비스마진) 배수 등 지표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성향이 있다”며 “생보업계가 과거에는 종신 상품이나 연금성 상품 등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건강보험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간 상품 경쟁도 이전보다 한층 치열해졌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보험사가 확보한 배타적사용권(보험사가 새롭게 개발한 상품이나 담보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은 총 55건(손보사 39건, 생보사 14건)이다. 2022년 60건에서 2023년 27건으로 줄었으나, 이후 2024년 39건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손보업계 다른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을 얻은 상품은 손익 개선보다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려동물이나 신 의료기술 분야 등 상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통합치료비 등 따로 있던 특약을 하나의 특약으로 묶어서 개별가입보단 조금 더 싸게 파는 형식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손해율 좋은 담보랑 고객 소구력이 있는 담보를 묶어서 상품을 출시해보려는 경향도 보인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의 가입심사나 보험요율 관리가 더 철저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반적으로 보험 손해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본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수익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우량 고객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