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재 심사위원 자질 시비에 우승자들 과거 이력 도마 위…‘절윤’ 선언 무색 평가

국민의힘은 참신한 인재 발굴, 세대교체, 경선 흥행 등을 목적으로 청년 오디션을 진행했다. 선발된 청년들을 각 광역시도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3월 18~23일 실시된 예선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선발했다. 그러나 오디션 참가율은 저조했다. 당초 100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지원자는 79명에 그쳤다. 경쟁률이 1:1에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국민의힘은 79명 중 하위 15%에 해당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64명을 본선에 올렸다.
3월 26일 열린 본선에서는 심사위원 현장 평가가 진행됐다. 심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이 맡았다. 심사위원으로는 인재영입위원인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송석우 씨, 정준하 전국백년소상공인연합회 대외협력국장, 김채수 중앙대 학생위원장, 방송인 이혁재 씨 등 5명이 선정됐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3월 26일 소셜미디어(SNS)에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에게 부적합한 인물이어서 퇴출당한 사람을 청년 오디션 심사위원에 선정한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조지연 의원은 3월 26일 심사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이혁재 논란’이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빈자리는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과 이상욱 서울시의원이 채웠다. 본선에서는 42명이 선발됐다.
3월 27일 이혁재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국재시장’에서 “충분히 책임을 졌다”고 했다. 이 씨는 “내가 좌파 성향 연예인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잣대를 들이댔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사퇴 의사를 전달했지만, 당 지도부 권유로 계속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우리 당을 지배하고 있는 게 윤 어게인이라고 다들 생각한다. 행동이나 실천 의지도 없는 결의문을 하나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이혁재 같은 인물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청년 오디션에서 윤 어게인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했다”며 “권한이 있는 사람들이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윤 어게인에서) 벗어날 복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화력 지원 명단’ 돌기도
3월 28일 결선에서는 최종부(서울) 이범석(인천) 김한슬(경기) 이병훈(충남) 주호동(대구) 허지훈(경북) 김태현(제주) 배관구(부산) 서영일(강원) 김영록(경남) 등 10인이 최종 우승자로 선발됐다. 결선은 심사위원 30%, 국민 배심원단 70%를 반영했다.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SNS에 “지금 국민의힘은 청년이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진짜 청년정당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 국민의힘은 ‘청년의 힘’으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윤 어게인’ 성향의 강성 지지층 입김이 우승자 선정에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본다.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른바 ‘화력 지원 명단’이 돌기도 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보자 이력서에는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은 후보자 이력에 주목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참여, 극우 유튜브 채널 출연, 장동혁 대표 대변인, 윤석열 정부 출신 등이 고려됐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들은 탈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 배심원단 참여를 독려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서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명단에는 이 변호사 이름은 없었다. 오히려 전 씨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절윤 결의문’ 채택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한 전 씨를 해당행위자로 보는 분위기였다. 장동혁 대표를 구심점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는 의견이 많았다.
#막말·음모론 논란
최종부 전 자유경제원 연구원은 만화가 윤서인 씨의 유튜브 채널 ‘인라이트스쿨’ 출연자였다. 윤서인 씨는 ‘조두순 사건’ 피해자 우롱 사건, 독립운동가 비하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최 전 연구원은 과거 윤 씨와 함께 경상남도 김해 부엉이바위와 서울 성미산마을 등을 찾았다. 영상에서 윤 씨가 부엉이바위를 가리키며 “저기서 떨어지면 절대로 살아남지 못하겠어”라고 말하자 최 전 연구원은 “그러게요”라며 맞장구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라이트스쿨 영상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김영록 창원시의원은 2025년 3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뒤 SNS에 ‘윤석열 대통령 만세’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투표지 투표관리관 날인을 인쇄하지 않고 직접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인쇄 날인 때문에 가짜 투표지가 양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이범석 공동의장이 소속된 신전대협은 ‘중국이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음모론을 퍼뜨린 보수 성향 청년단체다. 이 단체는 대학 캠퍼스에 관련 내용이 적힌 대자보를 붙였다. 2023년 10월에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고발했다.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이 해킹 공격에 취약하다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고발 근거였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3월 31일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이 막장”이라며 “패륜적인 언행과 ‘윤 어게인’ 극우 사상이 국민의힘 후보 선발 기준이냐”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서 극우 인사의 막말, 잡음만 회자되고 있다”며 “공당의 공천 심사 과정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참담하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이라면 편가르기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정책 방향성을 말하고, 청년 정책과 주거, 일자리, 결혼, 육아 이런 부분을 말하면서 어필해야 한다”며 “지금은 어떤 극단화 돼 있는 말을 한다. 이건 청년이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청년 오디션으로 국회의원 된 사람 없다. 결국 이벤트로 끝날 정치행위일 뿐이다. 청년한테 도움도 안 되고 당한테 도움도 안 된다. 식상하다”고 덧붙였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