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스틸-캑터스PE, 케이카·케이카캐피탈 7500억에 인수…차량 전주기 관리 가능, 경쟁사 견제 우려도

지난 4월 1일 케이카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케이카 지분 72.19%를 KG스틸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지분가치는 1만 5605원이며 거래 대금은 약 5501억 원이다. 이번 인수는 KG스틸과 PEF 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캑터스PE)의 공동 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앤코는 케이카 전속 금융사 케이카캐피탈 지분 100%도 KG-캑터스PE에 2000억 원에 매각키로 했다.
케이카는 8년 만에 한앤코 품을 떠나게 됐다. 앞서 2018년 한앤코는 SK엔카 직영사업부(중고차 오프라인 사업부)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해 사명을 케이카로 바꿨다. 2021년 케이카 IPO(기업공개·상장)를 통해 구주 매출로 3000억 원을 회수했고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 1조 500억 원을 회수하게 됐다.
최근 중고차 시장 성장세는 주춤하다. 고금리 영향으로 중고차 유효시장(중고차 전체 등록대수 중 개인 간 직거래를 제외한 사업자 거래 대수) 규모는 2024년 125만 대에서 2025년 123만 대로 축소됐다. 통상 봄철은 중고차 성수기로 꼽히지만 이란·미국 전쟁 여파로 중고차 시장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0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중심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대비 4월 국산차는 2%, 수입차는 3.3% 중고가 하락이 전망됐다.

이번 인수를 두고 KG그룹의 공격적인 M&A 본능이 발휘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KG그룹은 그간 굵직굵직한 M&A 건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2003년 법정관리 체제에 있던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인수한 것이 출발이다. 2019년엔 회생 매물로 나와있던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사들여 2019년 영업이익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KG그룹은 법정관리 기업이었던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2022년에 인수하며 재계 순위가 기존 70위 권에서 50위 권으로 뛰었다.
#차량 전주기 관리 가능…경쟁사 견제 우려도
이번 인수로 KG모빌리티는 케이카가 보유한 전국 48개 직영점과 온라인 판매 시스템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차량 유통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KG그룹은 케이카 인수로 ‘신차 제작→렌터카 운영→중고차 매매’로 이어지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케이카는 중고차와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97.2%가 중고차 사업부문에서, 2.8%가 렌터카 사업부문에서 발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유통 시장에 진출하면 차량 잔존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잔존가치는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의 가치를 말한다. 중고차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신차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2024년 KG모빌리티는 인증 중고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 가격 방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도 중고차 사업을 가져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형성돼 있다”며 “중고차 사업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간 케이카 직원들 사이에선 케이카가 또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복지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케이카 한 직원은 “사모펀드보다 직원들이 소통하기에 나은 환경이 될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경쟁사 견제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빌리티 업계 다른 관계자는 “케이카가 현대캐피탈과 거래하는 법인 차량들이 있는데, 케이카가 KG그룹에 인수되면 보내는 물량을 줄인다는 이야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G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동차 제조(KG모빌리티), 자동차 유통(K Car), IT 플랫폼(KG ICT)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강력한 ‘통합 모빌리티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됐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제조 중심에서 유통과 서비스, IT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에 맞춰,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단 전략”이라며 “이번 투자에 참여한 KG스틸은 케이카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철강 산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