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추적’ 압도적, 체력·지구력·학습력 탁월…좁은 공간 수색·치매 노인 발견 등 소형견 역할 늘어나

지난 4월 13일, 미야자키현 휴가시 경찰서는 포메라니안 ‘하쿠’를 경찰견으로 채용했다. 활달한 성격과 끈기, 집중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자키현에서 포메라니안이 경찰견으로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용의 관문이 된 경찰견 시험은 지난해 12월 실시됐다. 일본 매체 ‘슈에이샤’에 따르면, 당시 시험에는 셰퍼드와 골든 리트리버 등 총 51마리가 참가했다. 시험 항목은 발자국 추적, 냄새 식별, 지역 수색 등으로 구성됐으며, 하쿠는 이 가운데 발자국 추적 부문에서 합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가는 도주한 범인을 가정해 진행됐다. 범인 역할을 맡은 사람이 일정 코스를 걸으며 흔적을 남기면, 개가 이를 따라가며 유류품 등을 찾아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 작은 경찰견을 키워낸 인물은 경찰견 지도사 다케코시 히카루 씨(50)다. 한때 “하쿠는 버려졌던 유기견이었다”고 한다. 펫숍에서 태어나 일반 가정에 입양됐지만, 이후 파양되면서 훈련소로 오게 됐다. 다케코시 씨는 “하쿠를 훈련시켜보니 근성과 집중력이 뛰어났다”며 “경찰견으로서의 적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 속에 훈련 1년 만에 경찰견 시험에 도전했고 결국 합격에 이르렀다. 훈련 시작 1년 만에 시험을 통과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경찰견 시험에는 복종 테스트도 함께 치러진다. 특히 ‘5분간 움직이지 않고 대기’하는 테스트에서 하쿠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평소 훈련에서는 주변 유혹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다른 개들이 움직이고 심사관이 주변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5분간 자세를 완벽히 유지했다. 다케코시 씨는 “하쿠가 실전에 강한 개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훈련소에서의 하쿠는 여느 포메라니안처럼 장난기가 넘친다. 하지만 작은 체구와 달리 체력과 지구력, 학습 능력은 대형견 못지않다. 다케코시 씨는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유연성까지 갖췄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견종이 아니라, 개마다 지닌 성격과 재능”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경찰견이라고 하면 대형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소형견의 역할도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대형견은 주민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반면, 소형견은 비교적 부담 없이 현장에 투입된다. 좁은 공간이나 발판이 불안정한 곳에서도 기동성을 발휘한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물론 산악 지형 등에서는 여전히 대형견이 유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역할이 세분화되는 흐름이다.

하쿠 이전에도 소형견이 경찰견으로 활약한 사례는 적지 않다. 일례로 2016년 이바라키현 경찰이 토이푸들 ‘안즈’를 촉탁 경찰견으로 채용했고, 2025년에는 교토부 경찰이 벨기에산 소형견 스키퍼키 ‘슈투르’를 폭발물 수색 분야 경찰견으로 선발했다.
특히 안즈는 소형 경찰견의 상징적인 존재로 꼽힌다. 2016년 경찰견으로 선발된 이후, 12세가 된 지금까지 현장을 누비고 있다. 실종자를 발견한 공로로 표창을 받은 것만 네 차례다. 지난해 6월에도 치매 고령자를 발견해 지도사이자 주인인 스즈키 히로후사 씨(74)와 함께 감사장을 받았다.
2025년 4월 30일의 일이다. 오후 7시경 “히타치시에 거주하는 90세 남성이 귀가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 요청을 받은 스즈키 씨는 밤 9시경 현장에 도착했고, 안즈는 남성의 파자마 냄새를 단서로 추적에 나섰다. 안즈가 약 1km를 따라간 끝에 45분 만에 산속 하천 근처에서 남성의 흔적을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이 주변을 확인한 결과, 비탈에 앉아 있던 남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찰과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 입은 상태였다.
일본 지상파 채널 TBS에 따르면, 안즈는 처음부터 특별한 개는 아니었다. 안락사 위기 직전 스즈키 씨에게 입양된 뒤 셰퍼드들과 함께 훈련을 거듭하며 경찰견으로 성장했다. 스즈키 씨는 “최근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실종 신고가 늘면서 소형 경찰견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성이 없는 현장에 대형견이 출동할 경우 주변의 시선을 끌어 가족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자칫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인정보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 그에 비해 “안즈 같은 소형견은 산책하듯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DNA 감식 등 과학수사 기법이 발전한 지금도 경찰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일본경찰견협회 측은 “개의 후각은 인간보다 300배에서 최대 1억 배까지 뛰어나다”며 “수사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견은 범인의 냄새를 따라 도주 경로를 추적하는 ‘발자국 추적’, 유류품과 용의자의 냄새 일치 여부를 가리는 ‘냄새 식별’, 실종자 ‘수색’ 등 핵심 임무를 맡는다.
협회가 지정한 주요 경찰견은 셰퍼드, 도베르만, 콜리, 에어데일 테리어, 복서, 래브라도 리트리버, 골든 리트리버 등으로 대부분 대형견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촉탁 경찰견을 중심으로 이 기준을 넘는 선발이 일본 각 지역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전국 18종이던 경찰견은 2024년 31종으로 늘었다. 배경에는 사회 환경의 변화가 있다. 일본경찰견협회는 “대형견은 산책 시 주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도심 주거 환경에서 기르기도 쉽지 않다”며 “재난 현장에서 좁은 공간을 수색하는 등 소형견이 더 적합한 상황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 경찰은 2016년부터 선발 기준을 완화해왔다. 이바라키현 경찰이 소형견 토이푸들 ‘안즈’를 촉탁 경찰견에 선발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가나가와현 경찰도 2021년 견종 제한을 폐지했고, 2025년부터는 비글이 현장에서 활약 중이다. 소형견은 대형견이 놓치기 쉬운 작은 증거를 포착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결국 경찰견의 자질을 가르는 기준은 몸집이 아니라, 후각 능력과 임무에 대한 의욕, 그리고 훈련 적성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하쿠의 사례에서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