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주) 회장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31일 최 회장에 대해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지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97억 원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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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두한 모습. 임준선 기자 | ||
다만 재판부는 최 회장의 성과급 과다지급 혐의 및 비자금 조성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최재원 수석부회장(49)이 계열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관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최 회장은 동생 최 부회장과 함께 지난 2008년 말 18개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 원 중 450억 원을 김원홍 씨에게 투자하는 방법을 통해 총 497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최 회장은 또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그룹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것처럼 속여 비자금 139억여 원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과 공모해 그룹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와 이후 출자금 495억 원을 추가로 횡령한 혐의로 최 부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 회장과 동생 최 부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4년과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현재 최 회장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계속 진행 중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