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초과이윤 논의 부담 분위기…재투자 및 성장 부정적인 영향 가능성도 거론

공교롭게도 5월 1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전거래일 대비 5%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외신은 하락 원인으로 김용범 실장의 글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용범 실장의 글이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논의하자는 의미라며 직접 반박하면서 논란은 잦아드는 듯했다.
5월 27일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분배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이튿날 김영훈 장관은 “일부에서 정부가 대기업의 이윤을 뺏어 나눠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도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로 관여할 권한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논란에 대해 거리두기를 했다.
6월 8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이윤’에 대한 논쟁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초과이윤’의 일부를 내놓으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으면 그런 부담이 있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과이윤’ 분배가 전 세계적인 공통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 10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막대한 초과이익을 창출하는 AI 등 유망 산업의 부상에 대응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배분 메커니즘이 유용한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우선 정부 주도의 초과이익 분배 논의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미 기업의 이익에 대해서 법인세 등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이익에 대한 공유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이중 과세에 가깝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국내 한 대기업 A 임원은 “정부가 기업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분배하고 있다”면서 “초과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세금 부과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여기에 대한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다른 대기업 B 관계자는 “현재 크게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수익이 정부의 인프라와 지원을 바탕으로 발생한 부분도 있다고 하지만 이런 지원 역시 세금으로 재원이 마련됐다”면서 “(이를 명목으로) 추가로 수익을 공유하자고 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내 또 다른 대기업 C 관계자는 “초과이익을 나눠 가지면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이 있지만 정부가 의제를 설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초과이윤에 대해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 입장에서 초과이익 분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초과이익 분배가 없는 해외로 나갈 텐데 그렇게 되면 국내에 경쟁력 있는 기업이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과이윤의 기준 마련이 어렵다는 점도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는 지점이다. 앞서의 B 관계자는 “정부가 주장하는 초과이윤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가 초과이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려면 그 용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거 같다”고 했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초과 이윤을 논의하려면 최소한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총족시킨 이후의 이익인 EVA 또는 순현가(NPV)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가 기업의 초과이윤을 문제 삼으면 기업들은 비용 증가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재투자 및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