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료와 임금·퇴직금 미지급으로 형사재판…투자 유치 실패 후 서비스 중단 길어지고 자금 부담 커져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성일 대표에 사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올해 1월과 2월 사기와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각각 추가 기소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병합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일요신문이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성일 대표는 배송기사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화물 배송을 맡기고 대금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24년 9월부터 팀프레시의 부채 이자, 물류센터 임차료 등 지출액이 회사 매출액을 훨씬 상회하고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2024년 12월부터는 기사들에게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봤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25년 1~4월 피해 배송기사들과 화물 운송계약을 체결해 배송기사들을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적시된 피해자는 14명으로 피해금액은 260만 원대다.
이성일 대표는 전·현직 직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는 퇴직 직원 44명의 임금 3억 970만 원 상당을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임금과 퇴직금 등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이 대표는 2025년 3~5월경 직원 13명의 임금 7000만 원가량을 임금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근로자 38명의 퇴직금 4억 5000만 원가량을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했다고도 봤다.

운송료 약 1000만 원을 못 받았다고 밝힌 한 배송기사는 “그간 일부 배송기사들이 민사소송은 진행했지만 (운송료 미지급 행위가) 사기죄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단 자문을 받아 별도로 형사고소를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가 적지 않다”며 “당장 (공소장에 적힌) 피해 규모는 작지만 기사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안에 처벌이 이뤄지느냐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건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고소 여부를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정치권 한 관계자는 “팀프레시 배송을 맡았던 기사들은 1~2.5톤(t) 소형 화물트럭 기사들이다. 대형 화물차 기사들처럼 조직화돼 있지 않아 운송료를 돌려받지 못한 뒤에도 대응력이 약해진 면이 있다. 그럼에도 (이성일 대표에) 책임을 묻고 싶다는 기사들이 남아 있어 일부 기사들이 형사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 경찰도 고의적이라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기죄 성립 여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형법상 사기죄는 피해자를 기망해 착오에 빠뜨리고 그 결과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을 때 성립한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는 “회사 경영난으로 운송료를 지급하지 못한 경우 이를 사기죄로 볼 수 있는지는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 다만 사기죄가 성립되면 민사소송에서도 유리한 증거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약 없는 정상화
팀프레시는 컬리 물류총괄(로지스틱스리더) 출신인 이성일 대표가 2018년에 창업한 콜드체인 전문 물류기업이다. 새벽배송과 화물주선, 풀필먼트(통합물류) 사업을 주력으로 자체 물류망 구축이 어려운 이커머스 업체들의 신선식품 배송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대그린푸드, G마켓, NS홈쇼핑 등 중·대형 화주를 확보했다. 한때 고객사는 6000여 곳, 새벽배송 대행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팀프레시는 운영자금이 바닥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새벽배송, 풀필먼트 등 서비스를 중단했다. 새벽배송 대행 고객사였던 컬리 등 대형 이커머스가 자체 물류망을 갖추게 됐고 물류 스타트업도 늘어났다. 물량 감소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팀프레시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2304억 원에서 2024년 3884억 원으로 69%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481억 원에서 541억 원으로 21% 증가했다. 팀프레시가 2024년부터 추진한 시리즈E 라운드 유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자금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팀프레시의 풀필먼트 핵심 거점이었던 경기도 이천 브릭서이천물류센터는 팀프레시가 관리비와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5월 임대차계약이 중도 해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팀프레시는 2021년 7월부터 2031년 6월까지 해당 물류센터를 임차할 예정이었다. 이후 물류센터를 보유한 펀드의 수탁은행인 우리은행은 팀프레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법원은 손해배상 예정액 등을 포함해 팀프레시가 우리은행에 약 135억 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팀프레시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성일 대표 측 형사재판 변호인에게도 메일을 통해 질의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