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없어도 내용·제작 경위 따라 의료광고 해당 가능…복지부 적발 유형 ‘자발적 후기 가장한 치료경험담’ 최다

영상이 공개된 뒤 국민신문고에는 해당 콘텐츠가 의료법상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달라는 진정이 제기됐다. 비의료인이 특정 의료기관을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한 점과 실제 내시경 검사 장면이 공개된 점, 해당 의료기관이 ‘전문병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등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진정을 접수한 서울 용산구보건소는 영상이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와 의료기관의 제작 관여 여부, 대가성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영상이 의료기관의 광고나 협찬을 받아 제작된 콘텐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의료기관으로부터 광고·홍보를 의뢰받거나 금전적 대가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출연자의 건강검진 비용 역시 전액 직접 결제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의료기관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히 가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블러(가림)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 제56조 제1항은 의료기관 개설자와 의료기관의 장,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의료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의료광고는 의료행위나 의료기관, 의료인 등에 대한 정보를 영상·인터넷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를 뜻한다. 이에 따라 유튜브 영상이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광고비나 협찬 등 금전적 대가가 있었는지만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이 자신의 진료나 검사 경험을 온라인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의료광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일반인들도 건강검진이나 의료 시술·수술을 받은 뒤 그 과정을 유튜브나 SNS에 후기 형태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게시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의료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의 내용과 제작 과정 등에 따라 의료광고로 판단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온라인 의료광고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협찬이나 비용 지원 등을 제공하며 비의료인에게 치료경험담 작성을 요청한 경우뿐만 아니라 비의료인이 작성한 치료경험담이 의료기관의 위치·시설·연락처·진료비 등을 자세히 안내하며 내원을 유도하는 등 광고 성격이 뚜렷한 경우도 위법 소지가 있는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 온라인 의료광고 단속에서도 이른바 ‘후기형 광고’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온라인 매체를 대상으로 의료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의료법 위반이 의심되는 광고 409건 가운데 366건에 대해 관할 보건소에 시정명령·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요청했다. 위반 소지가 있는 내용 506개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자발적인 후기를 가장한 치료경험담’이 183개(31.7%)로 가장 많았다.
권민지 법무법인 도아 파트너변호사는 ‘일요신문i’에 “의료광고 해당 여부는 대가 지급 여부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게시물의 목적과 내용, 매체, 제작·배포 경위, 병원 측의 관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상호나 의료진이 영상에 우연히 배경으로 나타난 것만으로 곧바로 의료광고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병원명이나 의료진, 내부 시설이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영상의 흐름이 해당 병원의 신뢰성이나 우수성을 보여주는 방향이라면 의료기관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의료광고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