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주주와 회계장부 공개 갈등…로코모티브 “법적 절차에 따라 재판 진행”

A 씨는 2024년 10월 28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한 공매를 통해 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로코모티브 주식 5500주를 취득했다. 로코모티브의 총 발행주식 2만주의 27.5%에 해당하는 규모다.
A 씨는 주식을 취득한 직후부터 회사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2024년 11월 정관과 주주총회 의사록, 이사회 의사록,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등의 열람·등사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냈지만 이듬해 2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7월에는 특수관계인 간 자금거래의 적정성을 확인하겠다며 법인 통장과 원장, 전표, 세무조정계산서 등의 공개를 요청했다. 로코모티브가 이에 별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자 같은 해 8월 회계장부 열람·등사 소송을 제기했다.
회계장부 공개 소송에서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당시 로코모티브 대표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특수관계법인과의 자금거래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로코모티브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해당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연 12.5% 금리로 자금을 빌렸다. 당시 대표이사가 특수관계법인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고 2024년에는 이 법인이 제3자로부터 빌린 자금에 대해 로코모티브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도 했다.
로코모티브는 A 씨가 주식을 취득하기 전까지 회사가 사실상 당시 대표이사의 1인 회사로 운영됐고 기존 주주 역시 명의수탁자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는 기존 5500주 보유자가 당시 대표이사의 명의수탁자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봤다. 설령 명의신탁 관계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문제의 차입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연 12.5% 자금거래 자체를 위법하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재판의 쟁점은 특수관계인 거래의 책임 여부가 아니라 A 씨가 거래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회계자료를 살펴볼 권리가 있는지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로코모티브의 지급수수료는 2023년 6억 6581만 원에서 2024년 36억 3590만 원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5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2025년에도 31억 9203만 원을 기록했다. 실적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4년 24억 397만 원이던 영업이익은 2025년 마이너스(-) 1억 8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급여는 2억 1039만 원에서 7억 8337만 원으로 증가했고 퇴직급여도 7657만 원에서 2억 3562만 원으로 늘었다.
A 씨는 지급수수료가 급증했지만 구체적인 수신처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관련 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3년 말 약 6억 3000만 원이던 특수관계자 매출채권이 이듬해 모두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도 장부 공개를 요구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로코모티브는 A 씨의 잇따른 법적 대응을 문제 삼았다. 로코모티브는 재판 과정에서 A 씨에게 정관과 주주총회 의사록, 재무제표, 사채원부, 감사보고서 등을 이미 제공했는데도 A 씨가 여러 소송과 가처분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회사 업무의 운영과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여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번 회계장부 열람 요구가 회사 업무나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분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로코모티브의 사업과 맞닿아 있다. 로코모티브는 상장사의 의결권 확보와 주주총회 대응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경영권 방어 전략 등을 다루는 업체다. SK(주), 고려아연, SM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상장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로코모티브 관계자는 “(재판 관련) 별도의 입장은 없다. 법적 절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