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오지급 추가 제재 가능성에 2대 주주 지분 향방도 변수…수수료 편중 수익구조까지 부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올해 2월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등으로 불거진 내부통제 문제와 금융당국의 제재 리스크가 남아 있다. 2대 주주를 둘러싼 지배구조 불확실성 논란, 거래 수수료에 편중된 수익구조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빗썸이 이달(8월) 3일 공개한 상장 로드맵은 이를 구체화한 단계별 실행 계획이다. 빗썸은 올해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준비를 마친 뒤 2027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2028년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빗썸이 여러 난관 속에서도 상장 도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제도권 증시 입성을 통한 신뢰도 제고와 시장 경쟁력 확보 전략이 있다. 상장사 수준의 공시 체계와 내부통제를 갖춰 대외 불신을 해소하고, 공모 자금을 기반으로 수수료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빗썸이 증시 입성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상자산 시황에 따른 극심한 실적 변동성이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힌다.
빗썸은 2023년 매출 1358억 원, 당기순이익 243억 원을 기록한 뒤 2024년 매출 4963억 원, 순이익 1618억 원을 거뒀다. 2025년에는 매출 6513억 원으로 외형을 키웠으나 순이익은 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8%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88억 원으로 전년 동기(3292억 원) 대비 48.7% 감소했고, 가상자산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550억 원) 대비 108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급등락은 거래 수수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익구조 탓이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수수료 수입이 1687억 6000만 원에 달해 매출의 사실상 100%를 차지했다. 가상자산 시장 거래대금 추이에 따라 회사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2월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에 대한 제재 절차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8월) 초 제재 수위 등이 포함된 검사의견서를 빗썸 측에 전달했으며, 향후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징계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등에 따른 추가 제재가 확정될 경우 상장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도 상장 예비심사의 핵심 쟁점이다. 빗썸의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다. 창업주인 이정훈 전 의장이 'SG BTC→BTHMB홀딩스→디에이에이'를 통해 빗썸홀딩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전 의장을 지난해 5월 빗썸의 동일인(실질 지배자)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빗썸홀딩스의 2대 주주(지분율 30%)인 방송장비업체 ‘비덴트’의 지배구조 라인이다. 비덴트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미디어·콘텐츠기업 버킷스튜디오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거래가 정지돼 코스닥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키오스크·외식업 기업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이고, 인바이오젠은 비덴트의 최대주주다.
버킷스튜디오는 상장 폐지를 막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약 37%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와비사비홀딩스와 체결한 2400억 원 규모의 주식양수도 계약이 잔금 미납으로 지난 4월 해제된 이후, 지난 7월 28일 미국계 금융사 NMSI와 매각 양해각서(MOU)를 맺고 재추진에 나섰다.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기존 지배주주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의 질적 심사 핵심 요건인 경영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해 증시 입성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NMSI의 자금 조달력 검증과 본계약 체결, 잔금 납입 등 남은 절차가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빗썸홀딩스가) 상장 심사 전에 비덴트 쪽 지분이 제3자에게 넘어가는 구조를 내부에서도 반길 수 있다”며 “상장 심사나 대외 신뢰도를 고려할 때 금융권이나 대기업 등이 원매자로 들어와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구도를 반길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빗썸은 “이번 기업공개 추진은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회사의 정직함과 지속 가능성을 공인받는 신뢰의 검증대”라며 “가상자산 기업이 제도권 금융 내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산업 전체의 사회적 신뢰를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