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하나은행 정보 유출로 책임론 부상…이 대통령도 철저한 조사·대책 마련 지시

사태의 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로 번졌다. 앞서 정무위 여야 간사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5대 은행장의 국감 출석에 합의한 데 이어, 정무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은행장 증인 출석 요구안을 공식 의결했다. 5대 은행장들은 오는 19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 증인대에 서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지시한 상태다. 앞서 박상혁 의원은 “반복되는 은행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국정감사에 5대 시중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원인과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보안 관리 책임 문제는 연말 은행장 인선 일정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은행장들의 거취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5대 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고, 이환주 KB국민·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NH농협은행장 4명은 첫 연임 심사대에 오른다.
가장 무거운 부담을 안은 인사는 정상혁 행장이다. 신한은행은 약 30시간 동안 해킹 공격에 노출되면서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2만 5729명의 고객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항목에는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연소득, 대출 한도, 연계정보(CI) 등 민감한 금융 데이터가 대거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금융위원회 주관 ‘개인신용정보 관리 및 보호 실태 점검’에서 6년 연속 최고등급인 S등급(100점)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장시간 비인가 접근을 막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며 대외 보안 평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행장은 과거 연임 당시 내부통제 강화 성과를 인정받았던 만큼 이번 대규모 유출 사고와 국감 증인 출석에 따른 책임론이 세 번째 임기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은행 이호성 행장 역시 첫 연임 행보에 부담이 더해졌다. 하나은행은 2015년 통합 출범 당시 초대 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을 제외하면 지성규·박성호·이승열 전 행장 모두 연임 없이 2년 임기만 마치고 물러났다. 역대 행장들이 연임하지 못한 전례에다 이번 보안 사고와 국감 증인 출석은 연임 가능성을 낮추는 악재로 꼽힌다.
반면 해킹 시도를 조기 차단해 고객정보 유출 피해가 없었던 우리은행(정진완 행장)과 NH농협은행(강태영 행장)은 이번 정보 유출 관련 직접적인 문책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금융지주의 연말 은행장 인사 논의가 당분간 뒤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와 금융당국의 전방위 조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행장들의 연임 여부 논의보다 사고 수습과 보안 체계 재정비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정보 유출과 국감 증인 소환이 맞물린 상황에서 지금은 연임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장은 피해 보상과 추가 피해 방지 등 사태 수습과 함께 국감 대응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동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