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SOOP 새 출발·김세진 감독 7년 만에 복귀…양효진 은퇴한 현대건설 공격 체제 변화, 일본인 선수 3명 활약 주목

리그 내 가장 큰 외형적 변화는 구단 매각과 인수였다. 페퍼저축은행이 전남광주 SOOP으로 달라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또한 변화가 있었다.
사령탑에는 ‘월드스타’ 김세진 감독이 돌아왔다. 남자부의 OK저축은행 시절 이후 7년 만의 코트 복귀다. 현장을 떠나 있을 때도 배구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OK저축은행 지휘봉을 놓은 이후 방송 해설위원 활동을 했고 한국배구연맹 운영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여자부에 몸을 담는 것은 김세진 감독의 배구 커리어에서 처음이다. 이전에도 감독 자리가 공석이면 하마평에 오른 바 있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코트, 그것도 처음으로 여자팀을 맡게 되면서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페퍼저축은행 시절 대비 선수단에도 변화가 컸다.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즌 준비 또한 늦어졌다. 그러면서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자원이 모두 교체됐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조차 참가하지 못해 뒤늦게 선수를 지명했다.
팀 내 큰 비중을 차지하던 박정아, 이한비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이들의 공백은 또 다른 트레이드를 통해 고의정, 서지혜로 메웠다. 또한 박사랑을 내주고 유가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로 리베로 포지션도 보강했다.
김세진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우승’으로 제시했다. 다만 현실적 목표는 최하위 탈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신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이후 5년간 최하위 4회, 6위 1회만을 기록했다. 안 그래도 약체로 평가 받던 상황에서 인수 과정이 늦어지며 확실한 보강이 이뤄지지 못했다. 컵대회 성적 역시 좋지 못하다. 대회 첫 두 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안았다. 이 과정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은 김세진 감독에게 험난한 시즌이 예상된다.

‘슈퍼스타’ 메가(인도네시아)가 V리그로 돌아왔다. 앞서 대전 정관장에서 활약하며 V리그 준우승을 경험한 바 있는 아시아쿼터 자원이다. 2025년 당시 김연경이 이끌던 흥국생명과 시리즈 전적 2-2까지 가는 등 우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었다. 역대 최고의 아시아쿼터 자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수원 현대건설에 합류했다. 그 사이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무대에서 뛰었다. 새 팀 현대건설에서 주축 공격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소속팀 현대건설로선 코트내 활약뿐만 아니라 흥행 역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김연경’으로 불리는 메가는 남다른 흥행 파워를 자랑한다. 개인 소셜미디어 팔로어는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약 119만 7000명). 현대건설 구단 계정 팔로어 또한 약 17만 명으로 늘어났다. 과거 메가가 몸담았던 정관장(약 35만 명)을 제외하면 타 구단은 3~5만 명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 증가다.
메가 입단 외에도 현대건설은 지난 수년간과는 다른 모습으로 이번 시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20년 가까이 팀의 기둥으로 활약하던 양효진이 은퇴를 선언, 코트를 떠났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까지 리그 내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기록한 양효진은 팀내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자원이다.
양효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센터 포지션에 배유나가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외국인 선수 자리에는 조던 윌슨(미국)이 영입됐다. 현대건설은 기존 센터 중심의 배구에서 메가와 조던 등 날개 공격수를 앞세우는 스타일로 변모할 전망이다.
아직은 스타일을 바꾼 현대건설에게 시간이 필요한 모양새다. 지난 14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와의 컵대회 첫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조던이 15득점, 메가가 14득점을 나란히 기록했으나 동료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세터 김다인을 비롯, 나현수, 이예림 등이 국가대표 일정에 합류해 그간 손발을 맞출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V리그에 부는 ‘일본 바람’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 7구단 중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은 2팀이다. 이들 모두 일본 출신 감독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인천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은 부임 2년차를 맞았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이며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초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은퇴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일각에선 최하위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나 흥국생명은 최종 4위를 기록하며 봄배구에 참가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던 정호영을 영입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팀의 핵심 전력인 이다현이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아시아 쿼터 자원은 현대건설에서 활약하던 자스티스(일본)를 데려왔다. 과거 일본 무대에서 한 팀으로 활약한 바 있기에 호흡이 기대된다.
화성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또 다른 일본 출신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마나베 감독은 일본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장기간 맡아 성과를 낸 명장으로 불린다. 세 번의 올림픽에 참가해 동메달(2012), 공동 5위(2016), 9위(2024)를 기록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2010)을 따냈다.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감독과 일본 지도자 간 맞대결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목받는 또 한 명의 일본 출신 인물은 한국도로공사의 아시아 쿼터 우치세토 마미다. 1991년생으로 30대 중반이 된 베테랑이지만 첫 선을 보인 이번 컵대회에서 탁월한 기량을 자랑했다. 대회 첫 두 경기에서 높은 공격 성공률(50%)에 수비(리시브 효율 47.62%)까지 겸비한 모습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가 더욱 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마미의 활약에 한국도로공사는 2연승으로 가장 먼저 준결승에 올랐다.
마미는 일본 대표팀에서 장기간 활약한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다. 뛰어난 수비력 덕분에 리베로로도 활약한 바 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월드 그랑프리 준우승(2014), 아시아선수권 우승(2017) 등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마나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도 일본 출신의 미와(오사나이 미와코)를 아시아 쿼터로 선택했다. 이번 시즌 일본 국적 선수 3명, 감독 2명이 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마미와 더불어 미와마저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V리그 여자부의 ‘일본 바람’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V리그는 다음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2명 보유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