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김건희 추가 구속 영장에도 ‘조희대 탄핵’ 압박…민주당 주류 “탄핵 역풍 우려” 국조 무용론도 고개

앞서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 수수·통일교 금품수수 사건으로 민중기 특검팀에 의해 구속기소돼, 지난 4월 28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대법원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며 상고심 선고가 미뤄졌다.
그 사이 구속영장 기한이 다가왔다. 이에 특검팀이 지난 15일 매관매직 사건 상고심 재판부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이날 구속영장 심문은 오후 2시 30분부터 3시 15분까지 약 45분간 진행됐다. 김 씨는 수감 중인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화상으로 참여해 약 15분간 직접 발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얼마나 깨끗하고 원칙적인 사람인데 내게 인사를 맡기겠나. 대통령의 성정상 무엇을 받고 인사를 부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청탁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김 씨가 구치소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어떻게 이 몸으로 서 계시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구치소를 나와 치료를 받게 해달라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특검 측은 하급심에서 장기의 형이 선고된 만큼 도주 우려가 있고, 대법원에서 사건이 파기환송되면 다시 증거조사를 해야 하는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심문 4시간 만인 오후 6시 32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사유로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들었다. 이에 따라 김 씨 구속 기한은 10월 31일에서 올해 말까지 2개월 늘어났다. 대법원이 구속을 갱신하면 구속 기간은 2027년 6월까지 늘어날 수 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나는 대법원 선고기일 하루를 앞둔 김건희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전격 회부된 것이 ‘이례적’임을 지적하고, 10월 28일까지 전합 선고가 없으면 김건희 씨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 경고가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며 “나와 조국혁신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즉각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논의 시작’이나 ‘공식화’ 등 모호한 메시지 발신을 멈추고,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까지 분명히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친명계’ 한 변호사는 “김 씨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예정된 수순이다. 자유의 몸으로 밖에 있는 사람을 구속시키는 게 아니라, 이미 수감 중인 사람의 구속기한을 늘리는 심문이다. 1심과 2심에서 범죄사실이 어느 정도 소명됐고, 중형이 선고됐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풀어줄 수 있겠느냐”며 “또한 김 씨가 석방됐으면, 일반 대중의 분노는 사법부로 향했을 것이다. 이를 대법원이 감당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국혁신당과 ‘팀김어준’ 등 범여권 강경파가 김 씨 석방 가능성을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 탄핵을 주장한 것은 불안감을 조성해 지지층을 자극,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흔들려는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김 씨 추가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는 본인들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미리 경고했기 때문에 김 씨 석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일종의 정신승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원장은 김 씨 추가 구속영장 발부 이후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이런 상식적 결정에 안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탄핵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놓고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민주당은 오지도 않은 ‘역풍’ 걱정하며 머뭇거릴 것이 아니다. 조국혁신당과 함께 ‘국민이 원하는 싸움’을 해야 비로소 반등의 기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어준 씨 역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건희 씨 영장이 발부됐다. 이로써 조희대 대법원장의 김건희 씨 석방계획은 무산됐다. 조 대법원장의 앞으로의 계획, 그것이 무엇이든 모조리 다 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도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대법원은 이들 재판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조희대 대법원 판단에 따라 정치권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맞물려 있다.
다만 민주당 주류인 친명계에선 조국혁신당 및 ‘팀김어준’의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과는 다른 방향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한 관계자는 “조국혁신당과 팀김어준은 강경 발언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국회가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본인들의 공을 내세울 것”이라면서도 “반면 헌재에서 탄핵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역풍은 정부여당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월 26~28일 사흘간 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 ‘반대’ 응답이 45%를 기록했다. ‘찬성’은 34%였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탄핵에 앞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치적 부담과 여론 등을 고려해 우선 국정조사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 대법원장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11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한 뒤 1~2주 이내에 조사계획서까지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11월 말에서 12월 초 국정조사가 실시될 수 있다. 현직 대법원장 국정조사는 헌정사 최초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2·3 내란 이후 조 대법원장의 행보는 위헌·불법·논란의 연속”이라며 국정조사의 핵심 의혹을 공개 제시했다.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 대응 △대법관 재제청 논란 △업무추진비 집행 및 현금 격려금 지급 의혹 △김건희 씨 재판 지연 의혹 등 5가지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뿐만 아니라 국정조사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무용론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국정조사를 연다고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겠느냐.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소속 관련자들도 다수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의혹 실체를 밝혀낼 자료 확보도 쉽지 않다”며 “지난해 이 대통령 사건 초고속 파기환송 청문회 때처럼 ‘맹탕’ 국정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면 모든 이슈가 거기에 쏠린다. 그럼 이재명 정부의 민생 중심 성과가 묻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실시를 결정한 비공개 의원총회 이후 물밑에서 ‘사법부와의 전면전보다는 민생을 먼저 살필 때’라는 기류가 감지된다. 김민석 대표 역시 28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의원들이) 100% 다 같은 하나의 의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당내 이견을 인정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