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명타자 불발’에 분노
[일요신문]
추신수를 향한 베이커 감독의 애정이 뜨겁다. 항상 이쑤시개를 물고 경기를 지휘하는 베이커 감독은 온화한 카리스마를 가진 감독으로 유명하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는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솔트리버 필드로 향했다. 당시 추신수는 허벅지 통증으로 사흘을 쉬고 지명타자로서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애리조나 구단은 신시내티가 경기장에 도착한 뒤에야 당일 경기에서 지명타자 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추신수뿐만 아니라 베이커 감독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다. 화가 난 베이커 감독은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감독 간 악수에서 애리조나 깁슨 감독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그리고는 경기 중 대타로 한 타석에만 들어선 추신수를 따로 불러, ‘추, 시즌 중 애리조나를 만나면 오늘 일을 잊지 말라’고 말한 뒤, ‘퇴근 시간이니 차가 막히기 전에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추신수를 서둘러 집으로 보내기도 했다.
베이커 감독
베이커 감독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일화도 있다. 추신수는 18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 결장했다. 전날부터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은 추신수이기에 이날도 같은 차원의 결장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추신수가 일찌감치 베이커 감독에게 휴식을 부여 받은 날이기도 했다. 추신수는 18일 경기로부터 약 2주전 베이커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베이커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면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없으니, 미리 계획을 세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일찌감치 추신수에게 휴식일을 통보했다. 막상 이날 추신수는 허리 통증으로 집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당시 추신수는 베이커 감독의 배려심에 큰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 자신에게 절대 신뢰를 표현한 에릭 웨지와 매니 액타 감독에 이어 또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이다.
김중겸 순스포츠 기자
▶ 저작권자©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일요신문i는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일요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