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6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대회 도중 발생한 폭탄 테러에 사제 '압력솥 폭탄'이 사용됐다고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FBI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소 한 차례의 폭발에서 여러 개의 압력솥이 사용됐다”며 “이날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사건 현장에서 폭발물이 담긴 6리터 짜리 압력솥이 검은색 백팩에 담겨 인도에 놓여 있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가 발행하는 온라인 잡지에 소개된 ‘압력솥 폭탄’ 사진. <알카에다 인스파이어 화면 캡처)
FBI가 지목한 '압력솥 폭탄'은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네팔과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쓰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2010년에 파키스탄 내 탈레반 세력이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폭발을 시도할 때 압력솥 폭탄이 사용됐다. 하지만 파키스탄 탈레반 세력은 자신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러에 사용된 폭발물이 개인이 제작하고 설치한 사제 폭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인터넷을 찾으면 나오는 제작방법으로 폭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알카에다의 영문 잡지 '인스파이어'의 '엄마의 주방에서 폭탄을 만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해 압력솥 폭탄의 재료는 과립당(설탕), 성냥, 작은 못, 2인치 철제 파이프나 압력솥”이라고 전했다. LAT는 이 잡지가 “폭탄이 하루나 이틀이면 만들어지며 10명 이상을 죽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스로리어스 FBI 보스턴 지부장은 “수사가 초기 단계로 아직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확인되지 않아 용의자와 범죄 동기를 넓게 보고 있다”면서 “지구 끝까지 추적해 범인을 밝히고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며 범인 검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