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테스트 드 뷰시의 대서양 해안에 위치한 ‘파일라 모래 언덕’은 소위 ‘움직이는 사구’라고 불린다. 길이 3㎞, 너비 500m, 높이 100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의 모래 언덕이 조금씩 내륙 쪽으로 이동하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5m씩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렇게 야금야금 이동하다 보니 지난 수백 년간 사라진 도로며, 집도 꽤 된다. 심지어 숲도 사라지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가족은 이 모래 언덕에게 습격을 당해서 결국 집을 잃었다. 1928년 모래 언덕 가장자리에 지었던 집이 2년 후부터 모래로 뒤덮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8년 만인 1936년에는 집 전체가 완전히 모래에 파묻히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 모래 언덕이 무슨 마술을 부려서 커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모래가 날려서 발생하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면 이렇게 비는 수밖에. “바람아, 멈추어다오! 아, 제발 좀~!”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