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마다 선반을 채우기가 무섭게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재기를 해가는 통에 두루마리 휴지를 구경하려면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2주째 두루마리 휴지를 찾아 헤매고 있는 한 70대 노인은 “내 생전에 이런 일은 또 처음”이라고 푸념했다. 또 가까스로 두루마리 휴지를 구한 한 여성은 “사기 힘드니까 한 번 살 때 사재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빈곤층을 위해 생필품 가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낮은 가격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 측은 오히려 야권을 비난했다. 정부를 겨냥해서 과장된 언론 캠페인을 벌인 야권이 불안감을 조성한 결과라는 것이다. 정말 두루마리 휴지가 동이 날 것 같다고 생각한 시민들이 앞 다퉈 사재기를 하게 된다는 것.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휴지 5000만 개를 긴급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