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CJ그룹이 참여한 영화사업에서 이재현 회장 일가의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
이 회장 일가의 탈세 및 조가 주작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는 CJ그룹 임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사팀은 CJ그룹 비자금 수사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로 떠오른 씨앤아이레저산업을 파헤치면서 자금 흐름의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고 한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6년 설립된 회사로 이재현 회장(42.11%), 장남 선호 씨(38.99%), 장녀 경후 씨(20%) 등 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 회사다.
검찰은 이 회장 자녀들이 씨앤아이레저산업 주식을 사들이는데 들어간 자금의 출처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7년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레저단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굴업도 대부분의 땅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른바 ‘굴업도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2008년 불거진 CJ비자금 사태의 핵심인물이자 이 회장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 아무개 전 재무팀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97%에 달할만큼,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규모를 키워왔다.
특히, 검찰은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분 90%를 갖고 있는 CJ창업투자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CJ는 지난 2011년 8월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CJ창업투자 지분 90%를 이 회장 ‘패밀리 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매각했다. 나머지 10%는 이 회장이 갖고 있다.
‘이재현 회장 일가 -> 씨앤아이레저산업 -> CJ창업투자’의 구조로 돼 있는 셈이다. CJ창업투자가 ‘대박’을 내면 낼수록 총수 일가는 이득을 본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 회장 일가가 CJ창업투자를 통한 영화사업 참여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CJ창업투자는 지난해 ‘광해’ ‘도둑들’ 등 1000만 영화를 비롯해 ‘건축학개론’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등에 투자한 국내 대표적 창투사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