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발전기 잡으면 절반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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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주로 승부해요” (주)치어스의 정한 사장이 인기 안주메뉴 ‘치킨 나쵸’를 보여주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장사가 잘 되는 가게에는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충성고객’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들의 잦은 방문은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진다. 보다 적극적인 고객은 입소문과 함께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기까지 한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안정적인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 충성고객의 역할은 불황에 더욱 빛이 나게 마련이다.
이러한 충성고객을 단시간 안에 많이 확보한다면 성공은 떼어 논 당상일 터. 레스토랑과 술집이 결합된 레스펍(Res Pub), ㈜치어스(www.cheerskorea.com)의 정한 사장(42)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키맨’(Key-Man)을 찾아내 이들을 집중공략, 3개월 만에 자리를 잡고 이후 4개의 직영점과 170여 개 가맹점으로까지 사업을 확장시켰다. 26㎡(8평) 치킨집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파란만장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보통 생맥주전문점은 맥주가 주인공이지만 저희는 다릅니다.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에 맥주가 아닌 맛있는 요리가 주인공이죠. 덕분에 젊은 층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폭넓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생맥주전문점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전국에 170여 개의 매장을 확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정한 사장.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10년 전 노숙자 생활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중대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고급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죠. 외환위기를 맞아 자금난을 겪게 됐고,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빚쟁이들에게 쫓겨 1년 6개월 동안 노숙생활을 하게 됐고요.”
길을 지나던 노인이 자신을 보고 혀를 끌끌 차는 모습에 정신이 번뜩 들었단다. 그 길로 연락을 끊고 지냈던 부모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매달 이자와 함께 원금을 갚기로 하고 5000만 원을 빌렸다. 그리고 경기도 성남시 이매동에 26㎡(8평) 규모의 치킨집을 열었다.
“일매출 30만~40만 원이 나온다는 치킨집을 인수했는데 예상과 달리 하루 매출이 겨우 10만~20만 원에 불과한 겁니다. 시장조사를 꼼꼼히 하고 창업을 했어야 했는데 중개업소 말만 믿은 것이 화근이었죠.”
힘들게 다시 시작한 일인데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어려움 없던 시절 자신이 만족을 느꼈던 음식점을 떠올려보니 ‘감동적인 서비스’가 기억에 남더란다. 결국 서비스가 차별화된 치킨집을 선언, 늘 밝은 얼굴과 친절한 태도로 고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손님들이 늘었고, 어느새 줄을 설 정도까지 됐다. 빈 테이블이 없으면 도로변에 신문지를 깔고 치킨을 먹는 모습도 연출됐다. 4개월 만에 일매출이 150만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년 동안 빌린 창업자금은 물론 인테리어 사업으로 발생한 2억 원의 빚도 갚았다.
2001년 겨울, 기존 치킨집을 정리하고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에 1억 8000만 원을 들여 215㎡(65평) 규모의 고급 생맥주전문점 ‘치어스’를 열었다. 점포는 이면도로에 위치해 입지가 그다지 좋지 않았고, 주변에는 이미 10여 개의 경쟁점포가 운영 중이었다.
모두가 “곧 망할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치킨집에서 효과를 거뒀던 고객만족서비스에다 일반적인 생맥주전문점에서는 볼 수 없는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를 결합하면 성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비싼 곳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와 손님들이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다고. 그는 다시 목표 고객 분석에 들어갔다.
“주변 맥주전문점을 살펴보니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 후 저녁시간 전까지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이 많더군요. 주부들의 이용률이 높은 목욕탕, 미용실, 마사지숍 등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주부들과 접촉이 잦은 목욕관리사, 마사지사, 미용사를 가게로 초청해 맥주와 다양한 요리를 시식하도록 했다. 곧 실패는 성공으로 반전됐다. 이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3개월 만에 주부들의 방문이 부쩍 늘어난 것. 낮 시간의 방문은 가족들과 동반한 저녁시간 방문으로 이어졌다. 주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 단위의 충성고객이 만들어진 셈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월매출은 45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충성고객이 늘어나면서 가맹사업은 자연스럽게 진행됐단다. ‘나도 점포를 내고 싶다’는 고객이 하나둘 등장했기 때문. 분당에서 출발해 용인과 수지 지역을 중심으로 개설된 가맹점은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운영 중인 170여 가맹점 중 60~70% 정도가 본점을 자주 이용하던 단골손님이 창업에 나섰다는 것이 정 사장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호프집에서는 안주를 냉동상태의 반제품으로 공급받아 간단히 조리한 후 손님에게 내놓습니다. 때문에 음식의 질이 그다지 높지 않죠. 저희는 대부분의 안주를 주문과 동시에 주방장이 직접 요리를 해서 내놓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만족도가 아주 높지요.”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그는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 식품제조와 주방인력 양성을 병행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990㎡(300평) 규모의 물류공장을 설립, 모든 식재료를 직접 가맹점에 납품하도록 한 것. 공장에서 대부분 1차 손질을 거쳐 나가기 때문에 조리에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단축됐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안정적인 주방인력 확보에도 직접 나섰다.
“음식점 운영의 핵심은 안정적인 주방관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방장이 갑자기 결근하거나 일을 그만두게 되면 영업을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본사에 조리아카데미를 설치, 조리사 교육을 직접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맹점에는 조리아카데미를 수료한 주방장을 파견합니다.”
2006년에는 중국에도 진출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5성급 호텔 1층에서 영업 중인 330㎡(100평) 규모의 직영점은 월평균 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단다. 이를 비롯해 ㈜치어스는 지난 2008년 1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운영에 접어든 상태다.
정 사장은 “치어스가 150㎡(45평) 기준에 주택가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이어서 생계형 창업이라기보다 투자형 창업으로 볼 수 있다”며 “생계형 창업자를 위해 83㎡(25평) 내외의 작은 규모로 창업이 가능한 꼬치전문점 ‘꼬지마루’를 제2 브랜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꼬지마루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