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공애사> 저자 실제 직공…28세 요절
[일요신문] 노동가 출신 안재성의 <경성트로이카>(2004)에 의하면 1930년대 당시 경성엔 섬유나 신발공장이 많았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가 많았다. 1만 5000여 명의 노동자 중 삼분의 일이 여성이었다. 이들은 새벽 6시에 출근해 12시까지 일하고 도시락을 먹은 후 밤 9시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서서 일했다.
경성방직 전경.
<경성트로이카>의 주인공 이재유는 실존 인물로 1930년대 노동운동사를 대표하는 신화적인 존재다. 체포를 피해 도망 다니던 그를 경성제국대 미야케 교수가 집안에 토굴을 파고 숨겨주었다거나, 그에게 감화된 일본인 형사가 압송 중에 그를 풀어줬다는 이야기 등은 모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그는 경찰을 피해 3년간 도망 다녔고 그의 신출귀몰한 행적은 경성시내의 화젯거리였다. 이재유에게 감화된 많은 지식청년들이 독립운동에 뛰어들었고, 공산주의 사상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로부터 40년 후 <전태일 평전>에 나타난 국내노동의 참혹한 실태는 일제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3~17세 사이의 시다(보조)가 평화시장에만 1만 2000명이 있었다. 그 시다 중 한 사람이 전태일에게 “사흘 밤이나 주사 맞고 일했더니 이젠 눈이 침침해서 아무리 보려고 애써도 보이지 않고 손이 마음대로 펴지지가 않아요”라고 울며 말한다.
옷감에서 나오는 먼지가 도시락 밥 위에 뽀얗게 내려앉는 불결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신경통, 소화불량, 면폐증, 기관지염 등의 직업병이 노동자를 덮쳤다.
한편 일본의 1939년 통계에 의하면 유년 여공의 비율은 35.9%에 달했다. <여공애사>(1954) 속엔 비참한 방직공장 여공들의 실태가 낱낱이 고발돼 있다. 실제 직공이었던 저자는 14세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으나 폐결핵과 영양실조가 겹쳐 책이 출간되던 해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신상미 기자 shi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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