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대우건설 부채비율 위험수위 여전…3조 원대 ‘부당지원 과징금’ 법적 다툼 부담도

이번 동일인 지정으로 정원주 부회장은 자산 기준 국내 재계 21위의 그룹을 공식적으로 이끌게 됐다. 그룹 지배구조는 일찍이 정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2022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중흥토건이 인수 주체로 나서며 ‘정원주 부회장→중흥토건→대우건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춘 데 따른 것이다.
고 정창선 회장이 보유했던 계열사 지분에 대한 상속 절차가 남아 있다. 현행법상 상속 신고 및 납부 기한이 피상속인 사망 후 6개월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고 정 회장의 지분 상속 절차는 오는 8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정창선 회장은 △중흥건설(76.7%) △중흥주택(94.7%) △중흥건설산업(81.7%) △세흥건설(13.8%) △나주관광개발(14.2%) 등 여러 계열사의 주요 주주였다. 상속인은 아내 안양임 씨, 장남 정원주 부회장,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 장녀 정향미 씨 등 4명이다. 정원주 부회장이 중흥토건을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 지배구조는 상속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제자매 간 계열 분리가 이미 마무리된 점도 지배구조 안착의 배경으로 꼽힌다. 차남 정원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시티건설은 2019년 3월 계열 분리를 완료했다. 장녀 정향미 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남편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사장)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정 부회장에게는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내는 핵심 계열사 대우건설의 실적 부진이 큰 부담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8조 546억 원)은 전년(10조 5036억 원) 대비 23.3% 감소했다. 영업손실 8154억 원, 당기순손실 9161억 원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지방 주택 미분양 등에 따른 리스크를 선제적 손실로 반영하는 1조 1000억 원 규모 빅배스를 단행한 영향도 컸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 9514억 원, 영업이익 2556억 원, 당기순이익 1958억 원으로 전망치 대비 양호한 기록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1213억 원을 크게 웃돌았고, 당기순이익은 237.6%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공사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며 건축사업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완화가 과제다. 지난해 말 284.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277.7%로, 통상 건설업계에서 위험 수위로 판단되는 부채비율 200%를 상회했다.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한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에 따른 법적 리스크 해결도 과제다. 앞서 공정위는 중흥건설이 정원주 부회장 소유의 중흥토건에 3조 원대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한 것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지원으로 판단해 18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중흥건설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신용보강은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융권이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였기에 관련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상 신용보강을 부당지원으로 판단해 제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법리적 다툼 여지가 크다”라고 전했다.
정원주 부회장 체제 안착의 마지막 절차로 꼽히는 지분 상속은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고 정창선 회장 상속 관련해서는 오는 8월 중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